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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스크’ 6만 응원 英…델타 확산에 “실내선 마스크 써 달라”

중앙일보 2021.07.12 14:44
지난 한 달간 유럽 11개국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가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유럽과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영국을 다녀간 유로 2020 관중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럽 전역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이에 따라 영국은 애초 계획했던 방역 완화 지침을 손질해 실내에서 마스크 벗기는 유보하기로 했다.  
 

19일 방역 완화 지침 4단계 적용하되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는 유지키로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축구 팬들이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결승전을 응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축구 팬들이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결승전을 응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결승전. 6만 관중이 몰린 경기장은 물론, 거리와 광장에도 우승을 기원하는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중 가운데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노 마스크’ 관중들은 큰 소리로 응원하고, 서로를 얼싸안았다. 경기 전후로는 일부 축구 팬들이 입장권을 소지하지 않고 경기장에 난입해 몸싸움을 벌이는 등 방역과 보안이 모두 무너졌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20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결승전에 한 관중이 난입해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트위터@kennymoreng 캡처]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20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결승전에 한 관중이 난입해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트위터@kennymoreng 캡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속에 치러진 유로 2020은 시작 전부터 많은 우려를 낳았다. 특히 1월부터 네 단계에 걸쳐 방역 조치를 완화해온 영국은 섣부른 방역 조치 해제로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영국은 오는 19일 방역 조치를 완전 해제하는 ‘코로나 프리’를 준비해 왔다. 이에 따르면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스포츠 경기장, 결혼식·장례식장 등의 수용 인원 제한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라진다.  
 
7일(현지 시간) 유로2020 준결승 경기가 열린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인근에 경기를 보러 나온 팬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AP=연합뉴스]

7일(현지 시간) 유로2020 준결승 경기가 열린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인근에 경기를 보러 나온 팬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AP=연합뉴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입증됐고, 전체 인구의 65%가 접종을 마친 만큼 더는 정상 생활로의 회귀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 세계가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방역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홀로 방역을 푸는 건 ‘위험한 도박’이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때마침 열린 유로 2020이 이 같은 우려를 심화시켰다. 이미 지난 4월 12일부터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사라진 터라 영국 시민들은 너도나도 ‘노 마스크’로 거리 응원에 나섰다.
 
심지어 일부 팬들이 이탈리아 로마로 원정 응원까지 떠나면서 유럽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보다 못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결승전 관중 규모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는 “매우 신중하고 잘 통제된 방식으로 행사를 치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로2020 잉글랜드-이탈리아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가 골에 실패하자 팬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더 선 캡처]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로2020 잉글랜드-이탈리아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가 골에 실패하자 팬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더 선 캡처]

 
그러나 상황은 악화했다. 덴마크, 핀란드, 스코틀랜드 당국은 유로 경기를 관람한 팬들 사이에서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했고, 스페인 카탈루냐는 확진자 증가세에 다시 이동 제한령을 내리기로 했다. 영국 역시 지난 7일 이후 하루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어서는 등 5개월 반 만에 최악 증가세를 보였다.
 
결국 영국은 애초 계획했던 ‘코로나 프리’ 조치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날 나딤 자하위 영국 백신 담당 정무차관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방역 완화 4단계 발표 후에도 ‘실내 등 폐쇄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기대한다’는 지침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BBC 방송의 앤드류 마 쇼(The Andrew Marr Show)에 출연한 나딤 자하위 영국 백신 담당 정무 차관. [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BBC 방송의 앤드류 마 쇼(The Andrew Marr Show)에 출연한 나딤 자하위 영국 백신 담당 정무 차관. [로이터=연합뉴스]

자하위 차관은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예정대로 19일 규제 완화 마지막 단계를 시행할 것”이라면서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반드시(you must)’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이 ‘당신에게 기대된다(you are expected)’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을 권고 수준으로 낮춰 유지한단 뜻이다. 그러면서 “법적 의무는 사라지더라도 개인과 기업이 각자의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마지막 단계의 방역 완화 지침을 12일 중에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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