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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폭락 때 '먹통'…뿔난 투자자 바이낸스에 소송건다

중앙일보 2021.07.12 11:57
지난 5월 비트코인 가격 폭락 때 시스템이 ‘먹통’이 돼 고객에게 손실을 입힌 세계 최대의 암호 화폐(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상대로 투자자가 집단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낸스 화면 캡처

지난 5월 비트코인 가격 폭락 때 시스템이 ‘먹통’이 돼 고객에게 손실을 입힌 세계 최대의 암호 화폐(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상대로 투자자가 집단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낸스 화면 캡처

암호화폐 시장의 '검은 수요일' 충격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투자자의 일전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발 규제 충격에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한 지난 5월19일바이낸스 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고객이 큰 손실을 보았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각) 전 세계 투자자 700여명이 바이낸스를 상대로 집단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한 변호사와 협력해 그룹 채팅 앱 ‘디스코드’를 이용해 정보를 공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도 다른 투자자 그룹이 유럽 소재 바이낸스 사무실 11곳에 편지를 보내고 헬프데스크에도 이메일을 발송했다. 
 
중국계 캐나다인 자오창펑(44)이 중국에서 설립한 바이낸스는 수십 개의 디지털 코인과 선물, 주식 토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다. WSJ에 따르면 암호화폐 가격이 그야말로 녹아내린 지난 5월 19일 바이낸스의 시스템이 한 시간 정도 멈췄다. 이날은 비트코인 가격의 4만 달러 지지선이 깨지며 폭락한 날이어서 투자자의 손해는 막심했다. 
 
특히 선물투자에 나선 투자자의 손실이 컸다. 바이낸스에서는 최대 125대 1의 레버리지 선물 투자를 허용한다. 0.8달러를 내면 100달러 상당의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문제는 이 상품의 경우 해당 암호화폐 가격이 증거금 이하로 떨어지면 강제 청산을 당할 수 있어 빚을 내 투자한 투자자가 큰 손해를 입었다.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금지로 채굴 난이도가 낮아졌다는 소식으로 지난 이틀간 랠리했었으나 3만6000달러 저항선에 막히며 랠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뉴스1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금지로 채굴 난이도가 낮아졌다는 소식으로 지난 이틀간 랠리했었으나 3만6000달러 저항선에 막히며 랠리를 이어가지 못했다. 뉴스1

 
일본 도쿄에서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는 인도 출신 아난드 싱할(24)은 WSJ에 “13살 때부터 미국 유학을 위해 저축한 5만 달러뿐 아니라 앞서 암호화폐 투자로 번 2만4000달러까지 한 시간 만에 전부 날렸다”며 “다시는 (바이낸스에서)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싱할은 보상요구 양식을 작성해 바이낸스에 보냈지만 바이낸스는 투자금 손실에 대한 면책 동의를 조건으로 ‘VIP 플랫폼’ 3개월 무료 사용을 제안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싱할 뿐만 아니라 바이낸스의 무책임한 대응에 투자자의 분노를 끓어오르고 있다. 시스템이 먹통 된 직후 바이낸스의 임원인 애런 공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원들이 피해자들에게 연락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으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후 이후 해당 트윗은 삭제됐다. 
 
분노한 투자자가 바이낸스를 상대로 한 집단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보상이나 규제 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바이낸스 이용약관에 따르면 보상을 요구하는 이용자는 홍콩 국제중재센터에 분쟁 해결을 요청해야 하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이용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가 복잡해서다. 
 
게다가 바이낸스는 전통적인 투자 플랫폼이 아닌 탓에 적용할 수 있는 규제가 거의 없는 데다, 본사 위치조차 불분명해 피해자들이 소송이나 규제 청원 등을 낼 국가도 애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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