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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버터'는 되고 싸이 '강남스타일'은 안된다는 황당 방역

중앙일보 2021.07.12 11:36
헬스장 회원들이 러닝머신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헬스장 회원들이 러닝머신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부터 서울·인천·경기 수도권에 적용 중인 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일부 세부지침을 놓고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줌바 댄스 등 배경음악 속도나 특정 시간대 택시 탑승인원 등을 규제하면서다. 샤워장 이용은 수영장·헬스장에 따라 갈린다. 정부가 이런 방역수칙을 도입하게 된 근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다보니 탁상행정이란 비판까지 제기된다. 
새 거리두기 4단계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새 거리두기 4단계 주요 내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BTS 버터는 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제시한 다중이용시설 방역수칙을 적용해보면, 수도권 지역 내 실내 체육시설에서 에어로빅이나 줌바댄스, 스피닝 등 그룹운동(GX·Group Exercise)을 할때 배경음악으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틀면 수칙 위반이 된다. 120bpm이 넘기 때문이다. bpm은 분당 비트수 단위다. 정부는 GX류 운동의 경우 숨이 가파라지는 것을 방지하려 3단계부터 음악속도를 100~120bpm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비말(침방울)이 주위로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라 BTS의 ‘버터’(110bpm)는 된다. 헬스장 러닝머신 속도도 시속 6㎞ 이하로 맞춰야 수칙위반을 피할 수 있다.

 
시민 조모(33)씨는 “시설 면적당 인원수나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건 이해가 간다”면서도 “(실내체육시설 안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도 아닌데 음악속도까지 규제하는 건 탁상행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신도림역에서 많은 시민이 환승을 위해 역사를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신도림역에서 많은 시민이 환승을 위해 역사를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외 골프장 샤워실은 된다구? 

또 샤워실 이용 여부는 같은 실내체육시설 안에서 나뉜다. 수영장은 가능한 반면, 헬스장은 안된다. 실외 골프장은 현재 샤워실 이용이 가능하다.   
 
택시 탑승은 이번 ‘사적 모임’ 대상에 포함됐다. 예를 들어 수도권에서 오후 6시를 넘겨 직장 동료 셋이서 사적모임 장소를 가려 택시를 타선 안된다. 4단계 지역에서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일 수 없어서다. 다만 집 방향이 같아 퇴근을 위해 함께 타는 건 가능하다. 문제는 같은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가 상승하는 대중교통인 버스, 지하철, 기차는 별다른 대책을 시행하지 않으면서 택시만 규제한다는 점이다. 형평성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음악, 러닝머신 속도는 관련 협회·단체 등과 협의해 만든 방역수칙”이라며 “새 거리두기 기본방향이 집합금지를 최소화하면서 방역수칙을 강화하는 것이다. (감염위험이 높은)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최대한 줄여 저강도 유산소 운동 쪽으로 전환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반장은 “택시 3인 규제는 각 상황별로 달리 봐야 한다. 퇴근하는 직장 동료 세명이 귀가길을 함께 하는 경우면 사적 모임이 아니다. 방역수칙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실외 골프장 샤워실 이용은 방역적 위험도가 간과된 측면이 있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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