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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잠 설쳤다" 55~59세 백신 사전예약 첫날 또 '먹통'

중앙일보 2021.07.12 10:59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캡처]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캡처]

12일 0시부터 만 55~59세(1962~1966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 가운데 첫날부터 예약 시스템이 '먹통' 돼 이용자들의 불편을 겪었다. 서버 마비는 세시간 넘게 이어져 일부는 예약을 포기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사이트 오픈 5분 전 이미 대기자 11만명 

12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체육문화회관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체육문화회관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김모(57)씨는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일찍 사이트에 접속했다. 김씨는 "11일 오후 11시 50분에도 이미 대기자가 1000명이나 있었다. 12시 이후에는 시스템 대기 상태가 지속됐다"며 "새벽 1시 30분까지 대기하다가 결국 포기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다시 시도한 끝에 예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5분 일찍 사이트에 접속한 윤모(57)씨는 "대기자가 11만 1000명이 있어 63분 31초를 기다려야 한다는 알림이 떴다"고 말했다. 
 
자정에 맞춰 시스템에 접속한 이들은 아예 화면 자체가 먹통이 됐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이모(59·서울 영등포구)씨는 "다른 사람들은 대기자 인원수가 떴다고 하는데 화면이 멈춰 넘어가지도, 꺼지지도 않았다"며 "출근해야 하는데 새벽 2시까지 잠도 못 자고 씨름했다"고 덧붙였다.
 

수강신청으로 노하우 익힌 대학생 딸 도움받기도 

12일 서울 마포구 국가임상시험재단에 마련된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참여 지원 상담센터에서 상담원이 지원 희망자와 임상시험 관련 상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 마포구 국가임상시험재단에 마련된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참여 지원 상담센터에서 상담원이 지원 희망자와 임상시험 관련 상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가족의 도움을 받아 예약에 성공한 이들도 있었다. 회사원 강모(57)씨는 이날 0시 접종 예약 개시를 앞두고 2시간 전부터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며 예약 대기를 했다고 한다. 예약 시간 이전에는 접종 대상자가 아니라며 접속이 거부되더니 막상 자정 직전 접속 창을 새로고침했더니 사람이 몰리면서 접속이 되지 않았다. 접속 시도 한참 만에 기껏 접속했더니 5시간 대기, 60시간 대기라는 황당한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24만 명이 먼저 접속해 대기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뜨더니 아예 접속이 끊겼다.
 
결국 대학생 딸이 등판했다. 강씨는 “딸이 학교에서 인기 과목을 수강신청하며 터득한 비법으로 새벽 1시 30분쯤 접속하는 데 성공했고 1시 50분쯤 예약을 완료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생년별로 나눠서 예약자가 몰리지 않게 배분을 했어야 한다”라며 “사람이 많이 몰려 시스템이 먹통이 될 것 같으면 오전 9시부터 예약을 받지 굳이 0시부터 시작해서 월요일 새벽잠을 설치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3시간 넘게 서버 마비 이어져 

12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체육문화회관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체육문화회관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뉴스1

실제 이날 서버 마비는 예약 시작 3시간이 지난 후까지 이어졌다. 새벽 3시 30분쯤 동시 접종자는 80만명에 이르렀고 대기시간이 수십 시간에 달하기도 했다. 55~59세 접종 대상자는 총 352만4000여명인데 예약 시작 날짜에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스템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역당국은 12일 “시스템 중단 또는 다운 등의 장애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휴대폰 본인인증 기능이 원인 불명의 일시적 오류가 생겼으나 현재는 정상적으로 사전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약 접수 사이트에 문제가 생긴 건 이번뿐만이 아니어서 방역당국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예비역 등을 상대로 진행된 얀센 백신 사전예약도 첫날 접속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용자들이 속출했다. 얼마 전 유치원·어린이집·초등 교사 38만명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사전예약에서도 접속자가 몰려 사이트가 2시간 넘게 먹통이 됐었다. 
 
한편, 55∼59세는 모더나 백신 접종 대상자이며 접종 사전예약은 오는 17일까지 6일간 진행된다. 이후 24일까지 추가 예약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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