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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유행 현실화…'4.2% 성장' 외친 정부, 계획 어그러졌다

중앙일보 2021.07.12 06:01
11일 수도권 최대 규모 쇼핑몰인 '더 현대 서울' 1층이 한산하다. 김상선 기자

11일 수도권 최대 규모 쇼핑몰인 '더 현대 서울' 1층이 한산하다. 김상선 기자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하자 재난지원금을 뿌려 경기를 띄우려던 정부 계획도 어그러졌다. 낙관했던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경방)’에서 성장률 목표치로 4.2%를 제시했다. 기존 목표치(3.2%)보다 1%포인트 높여 잡았다. 2010년(6.5%) 이후 처음 4% 넘게 성장한다고 전망할 정도로 자신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8%), 아시아개발은행(ADB·3.5%), 한국은행(4%) 등 국내외 경제기관 전망과 비교해 가장 낙관한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올리면서 성장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이번 경방이 ▶소득 하위 80%에 1인당 25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주고 ▶카드 사용액 증가분 일부를 환급하고 ▶소비 쿠폰 발행을 늘리고 ▶대체 공휴일을 확대하는 등 내수 경기를 띄우는 데 초점을 맞춘 만큼 기대한 만큼 효과를 내기 어려워졌다.
 
오히려 카드 캐시백이나 소비 쿠폰 발행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국회에서 추경을 논의하는 상황이고, 백신 접종률 50%를 달성하기까지 시간이 있어 당장 의사 결정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방역 당국과 충분히 협의해 정책 추진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2021년 경제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2021년 경제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구체적인 타격은 얼마나 될까.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펴낸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당시 3단계)를 적용할 경우 민간 소비가 연 16.6%, GDP는 8% 각각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낙관한 성장률은 백신 접종 확대, 양호한 방역 상황을 전제로 33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해 소비를 일으킨 정책 효과까지 가정한 수치라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당분간 확진자가 줄지 않고, 소비 진작책도 미뤄질 가능성이 커 올해 4.2%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한 수출마저 좋은 실적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글로벌 곳곳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교역도 위축할 수밖에 없다. 당장 미국이 일부 지역에서 거리두기 강화에 나섰고, 일본은 12일 ‘긴급사태’를 발령한다. 유럽도 곳곳에서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심야 통행금지 등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시장 지표도 심상치 않다. 미국 경기의 바로미터로 보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들어 빠르게 하락해 지난 8일(현지시간) 1.2%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 국채금리가 1.8%에 육박했을 때만 해도 2%대를 뚫고 올라갈 수 있다는 견해가 많았지만, 최근 잠잠해졌다. 코스피는 지난 9일 전 거래일 대비 1.07% 급락한 3217. 95포인트로 마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방역의 고삐를 더 조여야 했는데 소비를 늘려야 한다며 잘못된 신호를 줬다”며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매달리기보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4차 대유행을 막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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