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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발 강남 '검사 대란'…항의 빗발치자 "경기도 알아봐라"

중앙일보 2021.07.07 20: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12명으로 폭증한 7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12명으로 폭증한 7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스1

서울 강남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으로 7일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강남의 한 선별진료소 앞에는 수백m가 넘는 긴 줄이 생겼고, 일부 선별진료소나 보건소에선 검체 채취 키트가 바닥나면서 검사가 조기에 마감되기도 했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도 보였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 60명 넘어
방역당국 "방문자 검사받아라" 공지
강남 선별진료소 아침부터 수백미터 줄
자가검사에서 양성인데, 검사 못받기도

평일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강남구 보건소는 이날 오후 5시 30분 검사 접수를 중단했다. 강남구 보건소는 '금일 접수 마감되었습니다'라는 팻말을 세우며 시민들의 신규 입장을 막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사용 가능한 검체 채취 키트가 다 떨어졌다”며 “내일 오전에 다시 방문해달라”고 안내했다. 

 
보건소에 도착한 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현재로선 물리적으로 방법이 없다”는 직원의 말에 여러 명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시민들은 오전부터 삼성역 인근의 선별 진료소에서 수백m가 넘는 줄을 서기도 했다.
 
이날 ‘코로나19 검사대란’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발 확진에 방역 당국이 추가 확산을 우려해 재난문자를 발송하면서 촉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6일 재난문자를 발송해 “6월 26일부터 7월 6일까지 무역센터점 방문자는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달라”고 공지했다. 7일 오후 6시 기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는 추가로 20명이 늘어 누적확진자는 69명이다. 확진자가 잇따르자 무역센터점은 8일까지 임시 휴점하기로 했다. 3000명가량의 백화점 전 직원들도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검체 채취 키트 품절에 시민들 항의 빗발쳐 

7일 오후 5시 30분쯤 강남보건소에서는 "금일 접수가 마감됐다"는 공지를 내렸다. 권혜림기자

7일 오후 5시 30분쯤 강남보건소에서는 "금일 접수가 마감됐다"는 공지를 내렸다. 권혜림기자

검체 채취 키트 품절에 보건소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시민도 있었다. 50대로 추정되는 한 중년 여성은 “지금 이렇게 일찍 마감하면 어떡하냐”며 “오후 9시까지 운영을 한다고 했으면 해야지 어떻게 이게 다 소진이 될 수가 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자가검사 키트로 양성이 뜬 시민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50대 남성 김모씨는 자가검사 키트로 '양성'이 나와 서둘러 보건소로 왔지만 발길을 돌렸다. 그는 "지난 월요일 감기 기운이 있어서 자가 검사키트를 주문해 오늘 확인해보니 양성이 떴다. 그런데 아무 대책도 없이 돌아가라고 하니 속 터질 노릇"이라고 말했다.
 

보건소 측 "급하면 경기도 쪽 알아보시라"  

퇴근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은 시민들도 “황당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인근에서 근무 중인 박모(41)씨는 “퇴근하고 바로 온 건데 출근하는 사람이 어떻게 오전 9시부터 와서 줄 서서 검사를 받느냐”며 “오늘 마감됐다는 사전 공지도 없고, 검사 가능한 다른 곳을 알려달라"라고 말했다. 이에 한 보건소 직원은 “정 급하면 가까운 경기도 쪽으로 알아보시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최모(42)씨는 "아까 낮에 왔다가 대기시간이 4시간이라고 해서 저녁에 다시 온 건데, 이럴 줄 몰랐다"며 "오늘은 회사에 재택을 한다고 했지만, 내일은 출근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강남구 보건소는 오후 7시 45분쯤 검사를 재개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오전과 오후에 너무 빠르게 검사를 한 탓에 검체를 분류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검체 채취 키트를 추가로 확보해 검사를 재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다시 시작되자 바로 30여명의 시민이 줄을 서 차례로 검사를 받았다. 
 
질병관리청은 “오늘 검사량이 많아 일부 보건소와 선별진료소에 비치된 검체 채취 도구(면봉)가 부족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검체 채취 키트는 각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구매해 사용한다. 
 

강남구 보건소 검사, 4000건 넘어 역대 최고  

강남구 보건소 관계자에 따르면 7일 하루 동안 삼성역 진료소에서는 2071명이, 세곡 임시선별검사소는 2034명이 방문해 진단검사를 받았다. 강남구 보건소의 경우, 전날 3700건으로 코로나19 첫 발생 이후 최고 검사 수를 갱신한 데 이어 7일 오후 5시에 4000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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