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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또 또 미뤄진 '싸이월드의 귀환' …화려한 부활 가능할까

중앙일보 2021.07.07 17:22
 싸이월드 3D 미니룸. [사진 싸이월드제트]

싸이월드 3D 미니룸. [사진 싸이월드제트]

'3월→5월→7월→8월'

'싸이월드의 귀환'이 진통을 겪고 있다. 벌써 세 번이나 재오픈 날짜를 미뤘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진짜 자본과 기술력이 있는게 맞느냐“는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는 원래 5일 오후 6시 ‘자동 아이디찾기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었다. 현재는 아이디 찾기를 신청한 사용자에 한해 이메일로 아이디를 알려주는 수동 시스템인데, 이를 자동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해당 아이디로 싸이월드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 및 배경음악(BGM)의 개수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내 사진이나 동영상이 잘 저장돼 있을지’하는 불안감을 가진 사용자들을 안심시키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자동 로그인 재개가 다음 달 2일로 연기됐다. 싸이월드 운영사인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4일 오후부터 5일 정오까지 총 110회 이상의 해킹 시도가 발생했다”며 “이 가운데 82회가 중국발이었다”고 말했다. 자동 아이디 찾기가 싸이월드의 기존 데이터와 신규 서비스를 연결하는 핵심 기능이기 때문에, 보안을 강화해 돌아오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보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중”이라고 전했다. 
싸이월드 탄생부터 부활까지.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싸이월드 탄생부터 부활까지.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나.  

바뀐 싸이월드에 접목될 예정인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도 실체가 불분명하다. 어떤 메타버스 세계를 구현할 것인지, 메타버스 안에서의 현금 흐름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은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다만 서비스 재개 전까지 준비 과정을 유튜브를 통해 최대한 공개할 방침이다.   
 
지난 2일에는 ‘싸이월드 3D 미니룸 메이킹’ 영상이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다. 길이 1분 30초가량의 영상에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대문’ 역할을 하는 ‘미니룸’이 3차원(3D)으로 구현되는 과정이 담겼다. 평면이었던 미니룸이 입체 공간으로 바뀌었다. 대신 싸이월드의 상징으로 불리던 ‘미니미’(아바타)는 여전히 2등신 캐릭터 모양을 유지했다. 최대한 사용자의 모습과 비슷하게 아바타를 보여주는 제페토 등 다른 서비스와 구분되는 지점이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싸이월드 회원들의 추억 속에 있는 미니미가 너무 낯설게 바뀌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새로운 기술을 입히면서도 싸이월드의 상징성이 강한 것들은 그대로 보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가수 채연씨의 '눈물셀카'를 고화질로 복원한 모습. [사진 싸이월드제트]

가수 채연씨의 '눈물셀카'를 고화질로 복원한 모습. [사진 싸이월드제트]

사용자들이 가장 반길만한 서비스는 ‘사진 고화질 변경’ 기능이다. 싸이월드제트는 지난 2월부터 확장현실(XR) 전문기업인 에프엑스기어와 손잡고 기존 데이터 복원과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사진 170억여장, 동영상 1억5000여개를 복원했다. 
 
하지만 복원한 사진·동영상 대부분이 오래전 휴대전화로 찍은 것들이라 해상도가 낮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제트는 고화질 해상도 변환기업 에스프레소미디어, 서울대 인공지능(AI) 기업인 스누아이랩 등과 제휴해 저해상도의 사진ㆍ동영상을 고해상도로 변환하는 기능을 개발 중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사진을 골라 변환 기능을 이용하면 추억 속 사진을 고해상도로 바꿀 수 있다. 
 

과연 지구력 있을까.

싸이월드제트는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10억원에 기존 싸이월드를 사들여 설립한 법인이다. 5개 기업 중 공개된 2곳은 코스닥 상장사인 의료기기 제조업체 인트로메딕과 화학소재 업체인 스카이이앤엠이다. 문제는 이들 업체의 경영 실적이 매우 부진하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나 증권가에서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인트로메딕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5년 연속 영업손실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하지만 기술특례기업인 인트로메딕에는 이 같은 요건이 적용되지 않아 간신히 상장폐지를 면했다. 스카이이엔앰은 2018년 4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9년부터 다시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는 과거에도 삼성벤처투자에서 50억원을 투자받았지만 결국 살아나지 못한 전력이 있다”며 “일단 싸이월드가 재개되고 지분 구조가 공개돼야 의구심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숫자로보는 싸이월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숫자로보는 싸이월드.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싸이월드제트 출범 당시부터 전면에 나섰던 오종원 대표가 지난 5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사업 출범 직전 급작스러운 대표 교체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제트는 “오 전 대표는 여전히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고,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재무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오 전 대표 대신 손성민 각자대표가 전면에 나서 마케팅 등을 총괄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김호광 각자대표가 책임지고 있는 구조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주주들이 회의를 열어서 결정한 사안이고, 급작스러운 일은 아니다”라며 “초기에 투자 유치나 자금 흐름 등을 관리하기 위해 재무 담당인 오 전 대표가 나섰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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