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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인데 소비쿠폰? 그것도 대부분 오프라인만 가능

중앙일보 2021.07.07 05:01
정부가 다음 달 뿌리기로 한 소비쿠폰에 ‘경고등’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실로 닥치면서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확정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 내용 중 하나가 6대 소비쿠폰ㆍ바우처 제도다. 1500억원어치 할인 쿠폰과 바우처(교환권)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항목은 농수산물, 체육 활동, 스포츠 관람, 통합문화, 영화, 철도ㆍ버스 등을 아우른다. 
 
농수산물 쿠폰 1100만 명(최대 20% 할인), 영화 쿠폰 167만 명(1매당 6000원 지원), 프로스포츠 관람권 100만 명(할인) 등 대상 인원만 총 1400만여 명(중복 가능)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에 걸쳐 지급하려다 코로나19 방역 상황 때문에 중단된 8대 소비쿠폰, 4+4 소비쿠폰ㆍ바우처도 함께 나간다.
 
지급 시점은 백신 접종률에 맞췄다. 지난달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6대 소비쿠폰 바우처를 추가적으로 발행하되, 1차 백신 접종률 50% 달성 시점인 8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는 다음 달 외식ㆍ체육ㆍ영화ㆍ전시ㆍ공연 쿠폰을 지급하고, 70%로 올라서는 9월 말쯤엔 숙박ㆍ관광 쿠폰도 추가하기로 했다. 이때 여행 수요에 맞춰 철도ㆍ버스 쿠폰도 나간다. 
 
하지만 소비쿠폰 지급 시기를 백신 접종률에만 맞추기엔 최근 방역 상황이 심각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은 지난 6일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1009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6개월 여 만에 처음으로 1000명 선을 넘어섰다. 일주일째 신규 확진자 수가 700~800명을 오가다 이날 1000명 선까지 돌파했다. 4차 대유행에 사실상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유입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고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까지 번지고 있어 앞으로가 더 문제다.
소비 쿠폰 시행 어떻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소비 쿠폰 시행 어떻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백신 접종 속도만 보면 8~9월 소비쿠폰ㆍ바우처 지급이 가능하지만 방역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소비쿠폰 지급은 물론 8ㆍ15 광복절 임시 공휴일 지정까지 섣부르게 내수 진작 정책을 펼쳤다가 코로나19 재확산 ‘역풍’을 맞았던 지난해 8~9월 상황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급이 예정된 쿠폰ㆍ바우처 일부는 온라인 사용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오프라인에서만 쓸 수 있다. 영화ㆍ스포츠 관람 쿠폰, 철도ㆍ교통, 휴가비 지원 바우처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토대로 당정이 내놓은 다른 소비 지원책도 마찬가지다. 다음 달 시행을 앞둔 카드 캐시백,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5차 재난지원금) 사용처 중에서도 온라인 쇼핑몰은 빠져있다. 음식점ㆍ카페ㆍ편의점 등 대면 업장이 주를 이룬다. 
 
다음 달부터 쏟아지는 소비 대책이 자칫 백신 접종에 따른 외출ㆍ외식 수요 급증, 여름 휴가철 ‘트래블 버블’ 등과 맞물려 4차 대유행을 부추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연내 국내총생산(GDP) 4.2%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의 내수 진작 조급증이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와 같은 경기 회복 시기엔 소비쿠폰, 국민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해도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 캐시백 역시 10만원 환급받겠다고 100만원 이상 더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방역 위험을 감수하면서 많은 재정을 투자하는 것에 비해 실제 경기 부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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