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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없는 문제 내고 다 맞게 채점, 서술형 20% 룰도 어겨

중앙일보 2021.07.07 00:03 18면
응시자 전원을 정답 처리하거나 단답형 위주 시험 등을 진행한 전남지역 일선 학교들의 부적절한 학사관리가 전남도교육청 종합감사에서 적발됐다. 사진은 전남도교육청 전경. [사진 전남도교육청]

응시자 전원을 정답 처리하거나 단답형 위주 시험 등을 진행한 전남지역 일선 학교들의 부적절한 학사관리가 전남도교육청 종합감사에서 적발됐다. 사진은 전남도교육청 전경. [사진 전남도교육청]

정답이 없는 시험문제를 낸 뒤 응시자 전원을 정답 처리하거나 단답형 위주 시험 등을 진행한 일선 학교들이 줄줄이 적발됐다.
 

전남 중·고교 부실 시험관리 적발
채점기준표와 다르게 답안지 처리
생활기록부 허술 관리까지 드러나

6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A 고등학교가 2020학년도 3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진행하면서 특정 과목 1개 문항이 정답이 없는 상태로 출제된 사실이 종합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 학교의 학업성적 관리규정은 ‘정답이 없는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 재시험 실시를 권장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전남도교육청이 사후처리 기록을 확인한 결과 전원 정답 처리된 사실이 확인됐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A 고교의 기록을 확인한 결과 재시험을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재시험을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사 결과 B 중학교는 2020학년도 2·3학년 1·2학기 과학 기말고사를 치르면서 전체 문항의 20% 이상을 서술형 문제로 내야 하는 학교의 규정을 어겼다. 서술형 문제는 단순 암기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완성형과 단답형 문제가 아닌 문장 형태로 풀어야 한다.
 
단순 암기력만 높이기 위한 객관식 위주 시험을 지양하려고 20% 이상 서술형 문제를 내야 한다는 규정인데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전남도교육청 측은 “서술형 문제들이 출제돼야 할 영역에 완성형이나 단답형 등 문제가 출제됐는데 문장으로 답변하는 형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C 고등학교는 2020학년도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면서 중국어 과목의 서술형 평가 문항에 대한 채점 규정을 어겼다. 서술형 문제는 학생들이 작성한 답안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채점을 할 수 있게 어느 정도 모범답안과 같은 채점기준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C 고교는 전남도교육청의 감사에서 중국어 과목 서술형 문제에 대한 채점기준표와 달리 학생답안지를 채점한 사실이 드러났다. 영어 등 3과목의 2020학년도 2학기 기말고사 서술형 문제에 대한 채점기준표도 보관하지 않았다. 규정대로라면 채점기준표를 5년 동안 학교에서 보관해야 한다.
 
D 고등학교도 서술형 문제 채점을 기준표와 다르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서술형 문제에 대한 부분점수를 매길 때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점수를 주는지 기준이 명확하질 않았다”고 했다.
 
D 고등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를 부실하게 관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의 학업성취도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하고 대학 입학과 취업까지 활용되는 자료다. 때문에 특정 학생에게 유·불리한 무단 수정을 막고자 기록을 고치게 되면 정정 전·후 사정을 알 수 있는 정정대장을 보관해야 한다.
 
전남도교육청은 감사결과문을 통해 “D 고교는 2018~2020학년도 정정대장을 작성하면서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전·후의 내용을 기재예시에 준해 입력하지 않았다”며 “정정대장도 학년도 말 처리 종료 후에 출력해 보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퇴 등으로 학업이 중단된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도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 전남도교육청 측은 “학업이 중단된 학생들이 학교로 다시 돌아오면 학교생활기록부를 다시 써야 한다”며 “D 고교는 2018~2020학년도까지 학업중단으로 인한 변동사유가 발생한 학생의 특기사항, 행동특성 등 32건에 대해 기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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