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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바람에...식당서 5m 떨어져 식사했는데 '델타 감염'

중앙일보 2021.07.05 22:18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 남원시의 한 식당에서 확진자가 5m 떨어진 거리서 식사를 했다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4월 중국 광저우에서 일어난 '에어컨 감염'을 보여주는 그림. 중앙포토

지난해 4월 중국 광저우에서 일어난 '에어컨 감염'을 보여주는 그림. 중앙포토

 
5일 전북도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남원시청 직원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청 측은 공무원 10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고 아직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30일 남원 시내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때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일행이 아니었고 5m 가량 떨어진 자리에서 각자 식사를 했다. 두 사람은 10여분 정도 같은 공간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밀폐된 식당 내에서 에어컨에 의해 바이러스가 퍼졌을 것으로 보고있다. 밀폐된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는 사이 에어컨 바람을 타고 확진자에게서 멀리 떨어진 A씨에게까지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 앞선 확진자가 델타 변이로 확인되면서 A씨도 델타 변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바이러스 유전체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해외에서는 델타 변이가 일반 바이러스보다 공기 중에 오래 머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방대본은 이런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난달 21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보고된 바에 따르면 변이 유형에 따라 환경 중에서 조금 더 오래 생존해 있거나 더 머물 가능성과 관련해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어컨 등 냉난방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더 멀리까지 전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변이 유형과 상관없이 특정한 환경 즉, 밀폐된 환경에서 장시간 머문 상황에서 환기가 잘 되지 않을 때는 비말 전파 거리보다 조금 더 먼 거리로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16일 광주시는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휴대전화 매장 에어컨에서 채취한 환경 검체를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해당 매장의 에어컨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7월 16일 광주시는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휴대전화 매장 에어컨에서 채취한 환경 검체를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해당 매장의 에어컨의 모습. 연합뉴스

 
에어컨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확인됐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팀은 지난해 1월 24일부터 2월 5일 사이 광저우의 한 음식점에서 시작돼 세 가족 10명 사이에 코로나19가 확산한 사례를 분석한 논문을 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최초 감염자의 작은 침방울(비말)이 에어컨 바람을 타고 날아다닌 탓에 다른 사람들이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족 간의 거리가 1m 이상 떨어져 있었고, 비말 입자가 크면 그만큼 멀리 날아가지 않지만 입자가 작을 경우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고, 에어컨 바람이 이를 밀어보내면서 이들 사이에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에어컨 감염 사례는 지난해 여름 국내에서도 수차례 보고됐다. 당국은 여름철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더라도 자주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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