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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봉 1.1억, 퇴직금 누진…매각 앞둔 씨티은행의 고민

중앙일보 2021.07.05 17:30
한국씨티은행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의 향방이 이달 하순쯤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인수 의사를 밝힌 금융사들은 실사를 마친 뒤 소비자금융 부문 전체를 사들일지, 자산관리(WM)와 신용카드 등 일부 사업 부문만 인수할지 등을 결정하게 된다.   
 
소비자 금융 부문 철수를 결정한 씨티은행의 매각 방향 등에 대한 윤곽이 이달 하순 쯤 드러날 전망이다. 연합뉴스

소비자 금융 부문 철수를 결정한 씨티은행의 매각 방향 등에 대한 윤곽이 이달 하순 쯤 드러날 전망이다. 연합뉴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인수의향을 밝힌 복수의 금융사들 실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실사는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금융사가 씨티은행이 개방한 가상데이터룸(VDR)을 통해 은행 현황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료 요구가 계속되고 있어 실사는 현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측은 이달 중에는 통매각과 분리매각, 단계적 폐지 중 어떤 방안을 추진할지 확정 짓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이사회를 마친 뒤 결정된 사안이다. 일각에서는 씨티은행이 이달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씨티은행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는 4곳 정도로 알려졌다. 전체 인수를 희망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WM이나 신용카드 사업부문을 쪼개서 인수하길 희망한다고 전해졌다. 다만 WM 부문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KB금융 측은 "인수 참여 여부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자산관리 부문은 씨티은행의 강점으로 꼽혀왔다. 씨티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펀드 선정 등에서 강점을 보이며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고객층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씨티카드 콰트로 등 신세계 백화점과의 제휴 카드 이용 고객이 많아 고객 충성도가 높고 우량 고객이 많은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쪼그라든 한국씨티은행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씨티은행, 금융감독원]

쪼그라든 한국씨티은행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씨티은행, 금융감독원]

 
금융권에서는 통매각보다는 분리 매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매각의 경우 고용 승계 등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씨티은행 측은 지난달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지만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직원은 2500여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국민(1억400만원), 하나(9700만원), 신한(9600만원), 우리(9500만원) 등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다. 
 
반면 직원 1인당 생산성은 1억4600만원으로, 국민(2억800만)과 신한(2억1900만) 등에 못 미친다. 게다가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퇴직금 누진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채무만 8600억원이 넘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씨티카드는 성장이 정체됐고, WM 부문은 시중은행의 기존 고객층과 많이 겹쳐 인수 시너지가 발생할지 의문인 상황”이라며 “기존의 점포도 폐쇄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시중은행이 인건비 등의 부담을 늘리며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인건비 및 생산성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씨티은행 인건비 및 생산성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씨티은행이 매각 전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건비 부담을 덜어 매각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매각에 따른 전적,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로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희망퇴직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현재 노사 간에 희망퇴직에 대한 협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매각의 변수다. 양측 모두 고용 승계라는 입장에서 통매각을 선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5일 씨티은행을 방문해 고용 승계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대규모 실업 사태와 고객 피해를 양산하는 부분매각 또는 단계적 폐지 방식의 철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가는 대한민국 금융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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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씨티은행) 통매각을 통해 고용이 유지되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 생각에 사측과 노동조합도 동의하고 금융당국도 희망하는 부분”이라며 “금융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같이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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