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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부탁" 이 말에 뒤집개 날아왔다…'코시국 동네북'들

중앙일보 2021.07.05 17:08
지난 30일 오전 서울시청 전광판에 7월부터 예방접종자 야외 노마스크를 허용하는 문구가 보이고 있다.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됐다. 뉴스1

지난 30일 오전 서울시청 전광판에 7월부터 예방접종자 야외 노마스크를 허용하는 문구가 보이고 있다.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됐다. 뉴스1

서울의 한 구청 공무원 김모(30)씨는 얼마 전 마스크 단속을 나갔다가 갑자기 날아든 조리도구에 맞았다. 음식점 주방에서 근무하는 종업원에게 “선생님, 마스크 착용 부탁드립니다”라고 안내하자, “누가 니 선생님이야”라는 고성과 함께 ‘뒤집개’가 날아왔다고 한다. “불 앞에서 일하는데 더워 죽으면 니가 책임질 거냐”는 말도 들었다. 김씨는 “단속 나올 때면 종종 겪는 일이지만 이럴 때면 누굴 위한 단속인지 ‘현타’가 온다”고 했다.
 

미착용 잡는다고 욕먹고, 봐준다고 혼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부작용도 확산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 마스크 착용을 권유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대표적인 부작용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미착용 ‘상습범’들은 물론, 신고자와의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한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마스크 미착용 신고 접수도 일상이 됐다. 방역 관련 부서가 아닌 지역경제를 살피는 부서에도 많게는 하루 10건이 접수된다. 이들은 신고를 받으면 현장에 나가 계도를 한다. 현장에서 마스크 미착용 사례를 적발하더라도 행정지도를 하고 이에 따라 이행하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민들로부터 “어렵게 신고했는데 왜 아무 조치도 안 해주는 거냐”는 비판이 돌아온다. 한 공무원은 “애초에 마스크 단속은 업무 지침상 과태료 부과가 목적이 아니라 계도를 통해 착용하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안내를 해도 답답해하고 가끔은 화를 내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코시국(코로나 시국)의 동네북’이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올 만하다. 
 

“백신 접종자 생기면서 현장 혼란 가중”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포함한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이 함께 정식 개장했다. 부산 해운대구청 코로나19 방역 단속요원들이 해수욕장에서 마스크 착용및 5인이상 집합 금지 계도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포함한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이 함께 정식 개장했다. 부산 해운대구청 코로나19 방역 단속요원들이 해수욕장에서 마스크 착용및 5인이상 집합 금지 계도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요구해야 하는 입장인 식당이나 편의점 등의 종업원들도 마찬가지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A씨는 최근 업무의 ‘난도’가 더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모두에게 “대화하실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했지만, ‘백신 접종자’라는 변수가 생겨서다. 그는 “백신을 진짜 맞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스크를 안 쓰고 당당한 분들이 많아졌다. 왜 마스크를 써야 하냐며 따져 물으신다”고 했다.
 
“마스크 착용해달라”는 한 마디가 폭력으로까지 번져 법적 처분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구에 사는 한 남성은 시내버스 운전기사에게 전치 2주 상해를 입혀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김해 한 주점에서는 여성을 폭행해 전치 14일 상해를 입히고, 이를 말리던 50대 여성도 폭행해 징역 6개월을 받았다.
 
흉기 협박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 2월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달라고 하자 B씨(55)는 얼굴과 배를 폭행하고, 흉기로 얼굴을 찌를 것처럼 협박했다. 그는 재판에서 징역 8개월, 벌금 6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지하철, 마스크 민원 일평균 344건

지하철도 예외일 수 없다. 서울교통공사에는 일평균 마스크 관련 민원이 344건 접수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발생한 직원 폭행 피해 총 87건 중 마스크와 관련한 건수가 24건(27.6%)이었다.  
 
이 같은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공사는 ‘감정노동보호전담 TF’를 통해 직원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감정노동 피해를 본 직원은 심신 안정을 위해 즉시 업무에서 분리하고, 고소로 이어질 경우 심리안정휴가 3일을 부여하는 식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대민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감정노동 강도가 심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직원들은 담당 직원의 도움을 받아 고소절차를 진행할 수 있으며, 심적인 피해를 보았을 경우에도 전문 상담사의 상담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1일부터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시행 예정이었던 ‘노(No) 마스크’의 꿈은 한발 멀어졌다. 사흘째 신규 확진자 7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실내ㆍ외에서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시설 및 장소 관리자, 운영자에게는 300만원 이하, 위반 당사자에게는 1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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