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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구글 전담반’ 띄우자 구글은 “수수료 반값”

중앙일보 2021.06.24 18:54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구글 사옥.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인앱(in-app) 결제를 의무화 한다.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구글 사옥.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인앱(in-app) 결제를 의무화 한다. [AP=연합뉴스]

 
“내년 10월부터는 구글 정책에 부합하지 않으면, 해당 애플리케이션(앱)에 차단 조처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

구글 “10월부터 인앱 결제 30%” 선포에
국회, 뒤늦게 관련 법안 개정 시동 걸어

 
“구글은 ‘악마가 되지 말자’를 모토로 삼았지만, 지금은 생태계에 모두를 가둬두고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악마가 됐다.”(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앱 결제 4개월 앞두고 국회 ‘제동’ 나서  

지난해 10월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설전이다. 당시 ‘악마’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여야 의원들이 공분했지만 정작 정쟁으로 뒷전으로 밀려났던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됐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됐다. [연합뉴스]

 
24일 이원욱 과방위원장(민주당)은 과방위 전체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7건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요구서가 접수됐다”며 “민주당 3인, 국민의힘 2인, 무소속 1인으로 (안조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안조위는 쉽게 말해 ‘단기 집중반’이라고 할 수 있다. 상임위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구성되며, 90일 이내로 활동할 수 있다. 이르면 9월까지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구글의 ‘일방독주’를 제어하는 법안이 7개나 발의됐지만, 여야 갈등으로 파행하다가 이제야 ‘구글 전담반’을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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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이렇게 속도를 낸 데는 10월로 다가온 ‘데드라인’과 갈수록 나빠진 구글에 대한 여론 때문이다.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인앱(in-app) 결제를 확대하고, 결제수수료를 30%로 정한다고 밝힌 상태다. 10월부터 구글플레이를 이용하는 앱 개발사는 무조건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써야 한다. 그동안 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았던 음악·웹툰·웹 소설 앱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네이버나 카카오는 물론 리디북스·밀리의서재·레진코믹스·예스24 등이 대상이다.  
 
구글 ‘인앱 결제’ 관련 논란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구글 ‘인앱 결제’ 관련 논란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정보기술(IT) 업계와 창작자 단체를 중심으로 인앱 결제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구글도 처음엔 멈칫하는 모양새였다. 인앱 결제 적용 시점을 당초 올해 1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 지난 3월엔 연 매출 100만 달러(약 11억원) 미만인 회사에 대해선 수수료를 15%만 받겠다는 당근책도 내놨다.  
 

구글 당근책에 업계·창작자 “꼼수”

하지만 이런 당근책이 오히려 국내 IT 기업과 창작자 단체의 반발 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국내 한 IT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편을 갈라 전열을 흩트리는 ‘갈라치기’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축이 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뿐 아니라 웹툰·웹소설 창작자 단체들이 잇달아 인앱 결제 도입을 반대하고 구글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화로 인한 수수료 인상은 웹툰 이용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웹툰산업협회), “힘없는 개인 창작자가 고스란히 수수료 인상에 따른 피해를 떠안게 되는 구조”(한국웹소설산업협회) 등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구글도 ‘반격’에 나섰다. 구글은 이날 안드로이드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수수료 15% 할인’이란 새로운 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역시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수료 15% 혜택을 받기 위해선 ‘구글플레이 미디어 경험 프로그램’에 가입해야 한다. 이러면 구글 안드로이드TV나 구글캐스트 등에 대한 추가 검색과 참여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여기에도 조건이 달려있다. 구글플레이에서 월 10만 회 이상 활성화(‘액티브 인스톨’)된 앱만 프로그램 가입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유지 기간에 대한 설명도 없다.  
 
권세화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이에 대해 “한마디로 구글에 협조적인 기업에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구글의 전형적인 ‘가두리 정책’이자 ‘편 가르기’”라고 비판했다.  
 
구글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인앱 결제 확대 조치로 영향을 받는 국내 기업은 전체의 1%, 개수로는 100개 미만에 불과하다. 구글플레이를 통해 서비스하는 한국 앱 중 95%는 무료, 나머지 매출이 발생하는 5% 앱 중 98%는 이미 인앱 결제를 사용 중이라는 설명이다. 구글 측은 또 “애플·아마존·삼성 갤럭시스토어 등이 모두 30% 수수료율을 채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앱 마켓 매출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모바일산업협회·김상희 국회 부의장실]

국내 앱 마켓 매출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모바일산업협회·김상희 국회 부의장실]

 
국내 콘텐트 업계는 이에 대해 “단순히 숫자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콘텐트 양과 이용자 수로 봐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구글의 지배력을 생각하면 국내 개발사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크다”고 주장한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에 따르면 구글의 국내 앱 마켓 점유율(매출 기준)은 66.5%에 이른다.    
 
안조위가 구성되면서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현재까지 발의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모두 7건이다. 법안 내용은 크게 ‘행위 금지’ 항목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특정 결제수단(인앱 결제) 강요 등 불공정 행위를 명시하거나(박성중·조승래·양정숙 의원안) 방통위의 실태조사·시정 명령 권한을 강화하는(홍정민·조승래 의원안) 내용을 담고 있다. 암묵적으로 다른 앱 마켓에 등록하지 못하게 하는 불공정 행위를 예방하는(한준호·허은아 의원안) 방안도 포함됐다. 〈그래픽 참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주요내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주요내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독주 견제 차원…통상 마찰 없을 듯”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구글 갑질방지법은 기업의 가격 결정에 관한 문제여서 법적·경제적인 관점에서 반대 논리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구글의 독주를 견제한다는 산업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주요내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주요내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 같은 움직임엔 빅테크 기업에 대한 세계 각국의 시각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하원에선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독점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구글이 ‘안마당’에서도 규제를 받는 상황이라, 그동안 반대론의 주요 논리였던 통상 압박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어서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상 문제는 특정 사업자의 ‘손발’을 묶어두기 위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법을 만들었을 때 생긴다”며 “하지만 미국의 여러 주(州)에서도 비슷한 법안 추진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 법안이 통상 문제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진·권유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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