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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계모, 왜소한 의붓딸 "발로 차고 밟았다"…남편과 다툼 뒤 폭행

중앙일보 2021.06.24 05:00
아동 폭행 이미지. 이 기사와 상관 없음. [중앙포토·연합뉴스]

아동 폭행 이미지. 이 기사와 상관 없음. [중앙포토·연합뉴스]

중학교 1학년인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계모가 폭행 당시 “딸을 손으로 밀치거나 때리고, 발로 차거나 밟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23일 경남 남해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7분쯤 남해군의 주거지에서 13살 의붓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계모 A씨(40대)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별거 중인 남편이 전부인 사이에서 낳은 의붓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사망한 의붓딸은 온몸에 멍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별거 중인 남편과의 전화통화에서 자녀 양육 문제 등으로 다툰 뒤 의붓딸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남편과 싸운 A씨가 홧김에 의붓딸을 때린 것인지, 아니면 의붓딸과의 사이에서 또 다른 다툼이 있어 폭행한 것인지 등을 추가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 집에서 폭행에 사용됐을 만한 다른 도구를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딸의 이불 등에서 혈흔 반응 등이 나와 손과 발로 때린 온몸의 멍 외에도 다른 외력이 가해진 것인지 등을 부검을 통해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A씨는 경찰에서 “22일 오후 9시~10시 사이에 폭행이 이뤄졌다”고 진술했다. 이후 A씨는 의붓딸을 씻긴 뒤 잠자리에 들도록 했는데 의붓딸의 몸 상태가 나빠지면서 자정을 전후로 별거 중인 남편에게 연락을 계속 시도했다. 남편이 A씨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온 오전 2시 이후에는 의붓딸이 의식이 없는 등 몸 상태가 극도로 나빠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계모의 폭행으로 위중한 딸을 안고 구급차로 나오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 사진 경남소방본부.

계모의 폭행으로 위중한 딸을 안고 구급차로 나오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 사진 경남소방본부.

 
A씨 남편은 이날 오전 4시 16분쯤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 남편이 집에 온 뒤 딸의 상태가 극도로 나빠져 있었는데도 신고하기까지 2시간 가까이 걸린 이유도 추가로 조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남편에게도 과실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의붓딸에 대한 폭행이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인지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2개월쯤 전인 지난 4월 16일 오후 8시 32분쯤 경찰에 “딸 아이가 집을 나가서 연락되지 않고 있다”는 가출 신고가 들어온 뒤 9시 50분쯤 주거지 옥상에서 발견된 일이 있었는데 이런 일들이 상습적인 학대와 관련이 있는지 추가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남교육청은 의붓딸이 올해 입학한 후 지난 22일까지 질병을 사유로 8일간 결석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3월 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세로 이틀, 4월 말에는 손가락 염증 탓에 5일간 입원해 출석하지 않았다는 것이 교육청 설명이다. 5월 말에는 장염으로 하루 결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생은 무단결석도 없고, 학교에서 실시한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체격은 왜소했지만, 학교생활에서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의사소통도 잘 되는 등 학대 피해 의심 징후는 없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A씨는 현 남편과 7~8년 전쯤 결혼한 뒤 수개월 전부터 별거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 부부싸움과 관련한 112 신고 등도 들어왔다고 한다. 경찰은 두 아들에 대한 학대가 있었는지도 추가로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씨와 남편(참고인)에 대한 1차 조사를 했으며, 내일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일단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지만, 범행 경위 등이 규명되면 아동학대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할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남해=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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