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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복지위 '수술실 CCTV 설치' 결론 못내…다음 법안소위서 논의 이어가기로

중앙일보 2021.06.23 16:49
인천과 광주에서 대리 수술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11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관절 전문병원인 부평힘찬병원에서 한 보호자가 환자의 수술을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과 광주에서 대리 수술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11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관절 전문병원인 부평힘찬병원에서 한 보호자가 환자의 수술을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술실 내 CCTV 설치' 개정안을 두고 이번에도 여야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수술실 내 CCTV 설치 조항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심사한 결과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해 다음 소위 때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복지위 제1소위에서는 수술실 내 CCTV 설치와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 총 3건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ㆍ안규백ㆍ신현영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안이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의 개정안은 환자, 또는 환자 보호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CCTV 기록을 의무화한다. 반면 신 의원 안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되 설치는 자율에 맡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수술실 내부 vs 외부, 여야 이견차 

수술실 CCTV 설치 찬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수술실 CCTV 설치 찬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보건복지위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회의가 끝난 후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정부 측 의견이 일부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정부가 그동안 수술실 외부에 설치하는 걸 의무화하고 내부는 자율로 하는 방안이었는데 내부도 의무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한 비용 문제나 개인 정보 유출 문제, 촬영된 영상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심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대리수술이나 성범죄, 불법 의료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는 데는 여야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복지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여당의 입장은 일관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야 하고 또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은 내부보다 입구 쪽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보고 있고 의무화보다 자율 설치 쪽에 의견을 개진했다"고 말했다. 
 

일부 이견 좁혀…다음 소위 때 논의 계속하기로

강기윤 소위원장이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된 의료기기법 일부개정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강기윤 소위원장이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된 의료기기법 일부개정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이날 회의에선 일부 견해차를 좁힌 부분도 있었다. 김 의원은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와 관련해 환자의 동의를 전제로 촬영하는 쪽으로 의견 접근이 상당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영상을 열람하는 경우에는 "의료 사고에 대한 소송이 발생해 법원이나 수사기관이 요구하는 등 공공기관의 요구가 있을 때만 열람하고 개인의 열람 요구는 금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촬영 영상 유출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는 폐쇄회로형이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른 시일 내 다시 논의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편, 이날 합의 불발로 의료계와 환자단체의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의료계는 수술실 내에서 벌어지는 대리수술ㆍ성범죄는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면서도 CCTV 설치가 해결책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의료계는 CCTV를 통해 감시 상황이 만들어지면 의료 행위가 소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환자의 민감한 신체 부위 등 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자단체는 환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마취상태로 환자가 의식이 없는 수술실 내에서 무자격자가 의사 대신 수술하는 ‘대리수술’이나 성범죄 등을 막기 위해 CCTV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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