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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오세훈표 ‘서울형 카네기홀’ 세종문화회관 재건축 검토

중앙일보 2021.06.23 05:00 종합 18면 지면보기
서울시가 세종문화회관을 대대적으로 재건축해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만드는 10년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나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처럼 서울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예술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국민합의 전제, 재건축 검토 중”

세종문화회관 전경. 뉴시스.

세종문화회관 전경. 뉴시스.

'광화문 문화벨트' 핵심…세종문화회관 대대적 재건축

2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비전 2030위원회(이하 비전위)’는 지난 18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이같은 구상이 담긴 서울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비전위는 서울의 10년 미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민·관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자문기구다.
 
우선 서울시는 광화문 일대를 ‘문화 플랫폼’으로 지정해 아시아의 문화 중심지로 띄울 계획이다. 세종문화회관을 거점으로 인근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민미술관, 대림미술관 등과 연계해 다채로운 문화예술 콘텐트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삼성가의 기증 미술품이 전시될 ‘이건희 미술관’ 설립 후보지로 종로구 송현동이 물망에 오른 점도 염두에 뒀다.
 
2017년 1월 개관 이후 독일 함부르크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콘서트홀 엘프필하모니(ElbPhilharmonie).

2017년 1월 개관 이후 독일 함부르크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콘서트홀 엘프필하모니(ElbPhilharmonie).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위)와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두 공연장은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여겨진다. (사진 모하니, 중앙포토)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위)와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두 공연장은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여겨진다. (사진 모하니, 중앙포토)

"獨, ‘엘프필하모니 홀’로 유럽 랜드마크 됐다"

역사와 문화재 체험도 연계한다. 현재 재구조화 사업이 진행중인 광화문광장은 조선시대 육조거리를 재현한 공간으로 재단장한다. 서울 북촌과 서촌, 부암동, 청운동, 삼청동 등을 잇는 골목길 투어도 외국인 관광객을 잡아끈다. 광화문에 한류박물관을 건립하자는 등의 의견도 비전위 내부에서 제시된 상태다.  
 
광화문 문화벨트는 심장부인 세종문화회관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이 핵심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순 인테리어 개선을 넘어 아예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수준으로 공사를 하고, 건물 이름도 좀 더 글로벌하게 바꾸자는 의견이 나온다”고 말했다. 독일 함부르크시가 10년 간 7억8900만 유로(약 1조원)를 들여 건립한 ‘엘프필하모니(ElbPhilharmonie) 콘서트홀’을 벤치마킹했다는 설명이다.
 
2017년 개관한 엘프필하모니 홀은 단숨에 유럽의 랜드마크로 떠오르며, 가장 방문하고 싶은 콘서트홀로 자리매김했다. 거대한 사업규모 때문에 독일 내에서도 찬반 양론이 격하게 갈렸지만, 실제 개관 직후 6개월 동안 공연 전체가 매진사례를 빚었다.
 
지난달 '서울비전 2030 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뉴스1

지난달 '서울비전 2030 위원회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뉴스1

"역사성 훼손 우려"…대규모 사업 피로감도

오 시장은 취임과 함께 “서울의 도시 경쟁력 회복”을 공언했다. 시장조사업체 AT커니에 따르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은 2010년 10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2위로 추락했다. 오 시장은 취임사에서 “서울시민 삶의 질과 서울시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확실한 비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큰 틀에서 서울 여의도를 금융허브로, 광화문을 문화허브로 삼아 세계 ‘초일류 도시’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다만 긴 공사기간과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재건축 비용, 이로 인한 시의회와 시민의 반발 등은 고민거리다. 비전위 내부에서도 1978년 개관 이래 국내 대표 종합공연장으로 자리잡아 온 세종문화회관의 역사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반대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전위와 서울시는 비용의 상당액은 기업 펀드를 조성해 투자받는 형식으로 세금 투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비전위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불편함과 부담이 따르겠지만 수십년 앞을 내다보고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키울 필요가 있다"면서 "사업 추진은 시민들의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고,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사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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