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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Review] 갈수록 커지는 가계부채 경고음…한은 “이러다 2.2% 역성장할 수도”

중앙일보 2021.06.23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한국은행이 빠르게 쌓여가는 가계와 기업의 빚에 대해 경고의 종소리를 울렸다. 금융 불균형이 심화하며 국내외 충격에 취약한 상태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3월 기준 1765조, 실물경제 위협
늘어나는 속도 GDP 증가율 앞서

한은 ‘서울 아파트값 고평가’ 판단
암호화폐엔 “급상승할 이유 없어”

한국은행은 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기업부채)의 비율은 216.3%였다. 지난해 말(213.9%)과 비교하면 2.4%포인트, 1년 전(200.4%)과 비교하면 15.9%포인트 상승했다. 민간 부문의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명목 GDP 증가율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GaR 및 FVI.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GaR 및 FVI.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특히 가계 빚이 쌓이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가계신용(신용카드 외상 구매액 포함)은 1765조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9.5% 늘었다.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지난 3월 말 104.7%로 지난해 말(103.4%)과 비교해 1.3%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이 분석한 금융취약성 지수(FVI)는 지난 1분기 58.9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4분기(41.9)와 비교하면 17포인트 상승했다. 이정욱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중장기적으로 금융시스템의 잠재 취약성이 확대하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불균형이 계속 커지면 실물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현재 금융 불균형 수준에서 10%가량의 확률로 발생할 수 있는 경제 충격이 닥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7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만일 앞으로 3년간 금융 불균형이 계속 쌓이고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충격이 발생한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2%로 하락할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보고서는 “금융 불균형이 심화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정책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부동산·주식·암호화폐 등 자산시장에 대한 평가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은 18.3%(KB국민은행 시세 기준), 코스피는 47.6%, 비트코인은 531.5% 올랐다.
 
금융불균형과 실물경제 간 관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금융불균형과 실물경제 간 관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은은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을 50조원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1775조원)의 2.8% 수준이다. 보고서는 “암호자산(암호화폐) 가격의 급상승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에는 주식의 배당금 같은 기초적인 현금흐름이 없고 유무형의 편익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더라도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금융회사가 직접 암호화폐를 사들이지 못하는 등 기관 투자가의 암호화폐 투자가 제한적이란 이유를 들었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에 투기적 수요가 과도하게 몰린다면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주택가격의 장기 추세와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을 고려할 때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고평가됐다고 판단했다. 수도권의 PIR은 지난 1분기에 10.4배로 올라갔다. 봉급생활자라면 10.4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수도권에서 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지난해 주요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상승률을 추산한 자료도 내놨다. 이 기간 한국의 상승률(12.7%)은 미국(6.6%)과 독일(6.9%) 등을 앞서며 주요국 가운데 1위였다. 주식시장에선 투자자의 위험선호 경향이 강해졌지만 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윤상언·안효성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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