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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카뱅, '조 단위' 대어만 10곳…IPO '큰 장' 선다

중앙일보 2021.06.22 16:33
연내 출시 예정인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크래프톤은 7월 말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연내 출시 예정인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크래프톤은 7월 말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 역대급 '큰 장(場)'이 선다.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을 시작으로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등 굵직한 기업들이 줄줄이 대기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다. 몸값(기업 가치)이 1조원 넘는 '대어'만 10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전체 공모 규모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 기업이 IPO를 통해 조달할 자금(공모액)은 최대 30조원으로 추정된다. 역대 최대였던 2010년(10조907억원)의 세 배 규모다. 상반기에 이뤄진 IPO 규모가 5조원이 넘고, 하반기엔 '조 단위' 기업이 쏟아진다. 
 
이미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냈거나 승인이 난 기업만 40여 곳이다. 업계에선 'IPO 시장이 단군 이래 최대 풍년을 맞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코스피·코스닥 연간 공모 금액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스피·코스닥 연간 공모 금액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올해 최대 30조…크래프톤·카뱅·LG에너지솔루션 출격

증시 데뷔를 앞둔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당장 다음 달 크래프톤이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 회사의 공모액은 최대 5조6000억원에 달한다. 2010년 코스피에 상장한 삼성생명(4조8881억원)을 넘는 규모다. 오는 28일부터 2주간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 달 14~15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증권가에선 상장 후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을 23조~30조원 정도로 예상한다. 국내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약 18조원)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카카오 자회사도 줄줄이 증시 문을 두드린다. 지난 17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카카오뱅크가 다음 달 코스피 상장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 간편결제 업체인 카카오페이도 이달 중 심사를 통과할 전망이다. 
 
덩치 면에선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단연 시선을 잡아끈다.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이 회사는 공모액만 10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국내 IPO 역사상 최대 규모다. 기업 가치는 최소 80조원에서 최대 102조원(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까지 거론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약 89조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과 한화종합화학, 롯데렌탈 등 대기업 간판을 단 기업들도 줄줄이 상장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하반기 상장 기대되는 주요 기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반기 상장 기대되는 주요 기업.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복청약 금지, 청약 열기는…

유례없는 규모의 공모주가 쏟아지다 보니 공모 일정을 미루는 기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일부 중소형사는 눈치 싸움 중이다. 대어급 기업과 일정이 겹쳤다가 공모 흥행에 실패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런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익명을 원한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내년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대다수 기업은 유동성이 풍부한 올해를 넘기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돌아설 분위기를 시사하는 게 회사들의 상장 시계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모주 투자는 상장 후 주가보다 평균 10~30%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새 아파트에 청약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공모주 '대박'을 맛본 투자자들은 베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중복 청약 금지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을 고쳐 지난 20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내는 기업은 1인당 1계좌를 통해 공모주 청약을 받도록 했다. 크래프톤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해당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머릿수로 승부하는 '청약 대란'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경 흥국증권 리서치팀장은 "다만 투자자가 여러 계좌로 돈을 분산하지 않을 뿐, 청약금 규모는 같기 때문에 청약 열기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투자하기 번거롭다면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 펀드 137개에 연초 이후 3조6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1년 수익률은 평균 13%(21일 기준)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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