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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땡' 적응···거리두기 풀면 '내수 신데렐라' 돌아올까

중앙일보 2021.06.22 15:4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조만간 해외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후 인천국체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에서 해외 여행객들이 줄을 서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조만간 해외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후 인천국체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에서 해외 여행객들이 줄을 서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뉴스1

 
7월부터 완화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으로 내수가 얼마나 살아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리두기 개편안은 ‘7월부터 수도권에선 6인 모임을 허용하고, 비수도권은 사적 모임 제한을 전면 해제’하는 게 골자다. 

새 거리두기 시행 앞두고 엇갈리는 기대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음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는 벌써부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최근 논평을 통해 “새로 시행되는 거리두기 개편안을 계기로 그동안의 영업제한으로 도탄에 빠진 소상공인 경기에 숨통이 트이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7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거리두기 개편안이 소비위축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되고, 우리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여행업계 “여름 성수기 예약 100% 늘어"

전국 국내 숙박 예약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국 국내 숙박 예약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여행업계 역시 거리두기 개편안을 ‘구원투수’로 여긴다. 이용자들이 길어진 코로나19 사태에 지친 데다, 거리두기 개편안이 국내 여행을 살리는 지렛대가 됐다. 22일 인터파크 신동엽 숙박지원팀장은 “이달 들어 국내 숙박 예약률은 2019년 동기 대비 25% 상승했고, 여름 성수기(7월 1일~8월 31일) 예약의 경우 2019년 동기보다 109% 늘었다”며 “아직 7~8월까지 날짜가 많이 남았음에도 국내 여행 인기가 높게 나타나, 예약률은 더 상승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행업체인 참좋은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하루 40~50건에 불과하던 여행 문의 건수가 최근엔 다시 200~300건으로 늘었다”며 “70명 선으로 줄여놓은 직원 수를 100여 명으로 늘려야 할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여행도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여행업체인 노랑풍선은 지난 6일 홈쇼핑 방송을 통해 유럽 여행 상품을 판매해 총 5만2000여 명의 소비자가 이를 사전에 샀다. 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여행 상품 중 최고 기록이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모두투어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울 중구 모두투어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 수준은 아니라는 신중한 의견도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아직은 본격적인 수요 회복을 체감하긴 어렵다”며 “항공사들도 정기 노선 정상화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인 만큼 지금 여행사들이 내놓는 상품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결국 관건은 국제선 여객수 회복인데 아직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의 다음 달 제주 노선 예약률은 60~70% 선, 저가항공사(LCC)의 예약률은 80~90% 선이다.
 

유통업계는 ‘갸웃’, 호텔은 ‘돌격’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가는 거리두기 개편안이 당장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에서 물건을 사기 보다 여행수요가 먼저 살아난 다음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당장은 쇼핑보단 여행수요가 좀 더 강하게 나타날 것 같다”며 “해외여행은 시기상조이지만, 국내 여행 관련 지출이 어느 정도 이뤄진 다음 쇼핑 쪽으로 지출 순위가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의 '조각보- 바이츠앤와인 바'는 다음 달 1일부터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위스키를 비롯한 주류를 최대 40% 할인해 판다. 저녁 식사 후 2차 술자리를 찾는 소비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은 기존 3~4인이 객실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프렌즈 나잇아웃’ 패키지를 완화된 거리두기 지침 등에 맞춰 업그레이드해 선보일 예정이다. 또 그간 사실상 불가능했던 가족 모임 및 파티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주는 ‘버블리 스파클 서머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역과 명동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백케이션(Vaccation) 패키지’를 8월 31일(화)까지 선보인다.
   
거리두기 개편안은 기업들에 새로운 숙제도 던졌다. 방역 실패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롯데백화점 등은 거리두기 완화에 맞춰 새로운 방역 대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신라호텔 서울도 수용 능력을 20%가량 줄여 놓은 현재의 식ㆍ음 매장 구성을 당분간 유지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투썸플레이스 등도 당분간 테이블이나 의자 수를 더 늘릴 계획은 없다고 했다.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 바에서 와인을 즐기는 여성 소비자들. [사진 안다즈 서울 강남]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 바에서 와인을 즐기는 여성 소비자들. [사진 안다즈 서울 강남]

진짜 숙제는 '달라진 생활 패턴' 

거리두기 개편안이 진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넘어야 하는 걸림돌이 있다. 대다수의 소비자가 이미 기존 거리두기에 맞춰 ‘오후 10시면 땡’하고 해산하는 저녁 문화에 익숙해졌다는 점이다. 자정 넘어까지 술과 음식을 즐기던 과거의 소비 패턴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가 거리두기 완화 조치의 진짜 효과를 결정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벌써 대다수의 대기업 블라인드 등에선 “다른 건 몰라도 오후 10시 해산은 좋았다”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정까지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돼도 지금 같은 생활 패턴이 1년 이상 정착됐기 때문에 오후 10시 정도에 집에 가는 걸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이라며 “고객들을 어떻게 자정까지 머물게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수기ㆍ이병준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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