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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23억, 금천 9억…매매가 아니고 전셋값입니다

중앙일보 2021.06.22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21일 서울시내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첫째 주부터 102주 동안 연속으로 올랐다. 지난달 전세거래량도 7691건으로 작년 동기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뉴스1]

21일 서울시내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첫째 주부터 102주 동안 연속으로 올랐다. 지난달 전세거래량도 7691건으로 작년 동기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뉴스1]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전주 대비) 올랐다. 서울의 주간 전셋값 상승 폭은 일주일 전(0.08%)보다 커졌다.
 

시한폭탄된 서울 전세시장 왜
임대차 3법 등 정부 겹규제 작용
서울 아파트 전셋값 0.11% 올라
매물 2만건도 안돼 공급난 지속
“가을 이사철 돌입하면 더 오를 듯”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초구다. 재건축 대상 주택의 철거를 앞두고 전셋집을 찾아 이주하는 수요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주 서초구 전셋값 상승률(0.56%)은 주간 기준으로 2015년 3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였다. 서초구에서 올해 하반기 재건축 이주 수요는 5000여 가구에 이른다. 반포주공 1·2·4 주구(2120가구)와 신반포 18·21차 등이다. 서초구의 상황은 주변 지역의 전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주 동작구(0.2%)와 송파(0.15%)·강동(0.14%)·강남구(0.10%)에서도 전셋값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 10일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84.95㎡·34층)에선 23억원에 전셋집을 거래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 1월 전세 최고가(21억원)를 고려하면 5개월 만에 2억원 올랐다. 도봉구 창동의 동아청솔(전용 84.97㎡·9층)은 지난달 9억44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5개월 전 도봉구의 중소형 아파트 중 전세 최고가는 6억원 수준이었다. 금천구 독산동의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 1차(전용 84.81㎡·21층)는 지난달 9억43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했다.
 
요동치는 서울 전셋값.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요동치는 서울 전셋값.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은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을 1만9734건으로 집계했다. 이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2만 건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1월 21일 이후 5개월 만이다. 한 달 전(2만1396건)과 비교하면 7.8%, 1년 전(4만4000건)과 비교하면 50% 이상 줄었다. 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9.7이었다. 일주일 전(108.5)과 비교하면 1.5포인트 높아졌다. 4주 연속 오름세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임대차 3법’ 등 정부의 겹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임대차 3법의 하나인 전·월세 상한제는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할 때 임대료 인상률을 5% 이하로 제한한다. 그러자 집주인들은 신규 전세를 계약할 때 전셋값을 대폭 올려 받으려 하고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 같은 면적에서 전셋값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이중 가격’ 현상도 심화했다. 집주인이 다주택자라면 보유세를 내기 위한 현금을 마련하려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 ‘이중 가격’ 현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서울 아파트 전세값 ‘이중 가격’ 현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1만3023가구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1만 가구가량 줄어든다.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등으로 신규 주택 공급을 억제한 후유증이라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정부가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를 강화한 것도 일부 지역에서 전세난이 가중한 요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현재 1주택자가 양도소득세를 면제받으려면 2년 이상 보유와 2년 이상 거주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은 6개월 안에 해당 주택으로 이사해야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반기에도 서울의 전세 시장이 불안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책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적어도 3년 정도가 걸린다. 다음달 시작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주택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주택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집을 사지 않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전세 시장에선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을에 본격적인 이사철에 들어가면 전셋값 상승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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