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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공관 정리설…청와대 “중립성 중요한 감사원장이…”

중앙일보 2021.06.22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이르면 이번 달 내 사퇴설이 돌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1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에서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를 배웅하고 있다.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 관련 질문에 “생각을 조만간 정리해서 (밝히겠다)”라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뉴시스]

이르면 이번 달 내 사퇴설이 돌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1일 서울 삼청동 감사원에서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를 배웅하고 있다. 최 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 관련 질문에 “생각을 조만간 정리해서 (밝히겠다)”라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뉴시스]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21일엔 “서울 종로구 구기동 공관의 짐을 지난 주말 사이에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최 원장은 이달 내로 감사원장직을 사퇴할 가능성이 크다. 감사원장직을 사퇴하면서 사퇴 이유와 정치 참여의 뜻을 국민에게 밝힐 것으로 보인다.
 

최, 간부 회의선 거취 언급 안 해
감사원 일각 “사퇴 빨리 발표를”

TK 여론조사서 야권 후보 중 3위
“지역선 아직 낯선 인물” 평가도

최 원장은 이날 오전 9시10분쯤 감사원에 출근했다. 사무총장과 실·국장급 간부가 참석하는 비공개 회의를 주재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최 원장은 간부들에게서 주간 감사 일정 등을 보고받은 뒤 “열심히 감사해 달라”는 취지의 원칙적인 훈시만 했다고 한다. 자신의 거취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고 한다. 감사원 일각에선 최 원장이 거취 결정을 빨리 해주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최 원장이 국회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한 만큼 사퇴 발표를 빨리 해주는 편이 감사원 조직의 입장에선 반가울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공식적인 의견 표명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잔뜩 불편한 기색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원장이 정치 선언을 하면 고위 공직자가 공직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활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감사원장은 특히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최 원장이 국민의힘 지지층과 대구·경북(TK)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지난 19일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PNR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만을 놓고 적합도를 물어봤을 때 최 원장은 5.7%로 4위였다. 그러나 TK 유권자만으로 한정했을 때 최 원장은 12.1%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32.8%), 홍준표 무소속 의원(14.1%)에 이어 3위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조사해 21일 발표한 야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최 원장은 3.4%로 7위였다. 그러나 TK에서 최 원장은 7.8%로 4위였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4.8%로 3위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TK의 한 의원은 “정치에서 중요한 게 고정 지지층에게 경쟁력을 갖추는 건데, 그런 면에서는 최 원장은 가능성이 있다”며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은 대체 관계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낮은 인지도가 약점으로 꼽힌다. TK 의원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에게 최 원장은 아직 낯선 인물”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최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개헌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감사원장직을 그만두고 대선에 직행하면 여권의 공세가 불 보듯 뻔한데, 개헌을 방패로 이를 일정 부분 차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 원장의 죽마고우로 불리는 강명훈 변호사는 이날 중앙일보에 “최 원장은 임기 단축 등 손해가 있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면 밀어붙이는 성격”이라고 전했다.
 
다만 “개헌 카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최 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과오가 개헌 이슈에 덮일 가능성이 있으며, 개헌 논의가 시작된 여권 페이스에 말려들 수 있다”고 전했다.  
 
허진·손국희·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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