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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북핵 협의하는 날…北·中 대사 “우의의 꽃밭” 합창

중앙일보 2021.06.21 11:26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가 지난 8일 오후 저장(浙江)성 동부 닝보(寧波)에서 열린 제2회 중국-중·동유럽국가 박람회장에서 슬로베니아의 피피스트렐 경비행기를 살펴보고 있다. 그는 8일부터 10일까지 취임 후 첫 지방 방문으로 저장성을 찾았다. 사진=신경진 기자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가 지난 8일 오후 저장(浙江)성 동부 닝보(寧波)에서 열린 제2회 중국-중·동유럽국가 박람회장에서 슬로베니아의 피피스트렐 경비행기를 살펴보고 있다. 그는 8일부터 10일까지 취임 후 첫 지방 방문으로 저장성을 찾았다. 사진=신경진 기자

한·미·일이 서울에서 북핵 협의에 나선 21일 북한과 중국 양국 대사가 상대국 당 기관지에 기고문을 싣고 “전략적 협력”을 강조했다.
 

이용남·리진쥔 대사 인민일보·노동신문 교차 기고
"전략적 협력" 이용남 4차례 리진쥔 2차례 강조
"아름다운 미래 공동 개척" 한 배 탄 북ㆍ중 과시

이용남(61) 주중 북한대사는 이날 인민일보 3면에 “양국 최고 영도자의 숭고한 의지를 따라 북·중 우의의 꽃밭을 더욱 아름답게 건설하자”는 기고문을, 리진쥔(李進軍·65) 주북 중국대사는 노동신문 4면에 “변함없는 초심과 확고한 포부를 안고 중조 관계의 아름다운 미래를 공동으로 개척해나가자”는 제목의 기고문을 교차 게재했다.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의 기고문이 실린 21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3면. [인민일보 캡처]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의 기고문이 실린 21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3면. [인민일보 캡처]

두 나라 대사의 기고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는 ‘전략’이다. 이용남 대사가 4차례, 리진쥔 대사가 2차례 사용했다. 외교 용어로 볼 때 전략적 협력은 양국이 추구하는 국가적 목표가 서로 일치한다는 뜻이다. 이익을 공유하는 단계를 넘어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는 의미가 담긴다.
 
이 대사는 기고문에서 “최고 영도자가 밀접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양국은 고위급 교류를 통해 양당·양국·양군(軍)의 전략 전술 협동 등 문제에서 의견을 교환했다”, “북·중 관계는 진정한 동지의 전략적 우호 관계다”,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해 적대 세력의 악랄한 도전과 음모를 분쇄하겠다”며 총 네 차례 ‘전략’을 언급했다. 최고 지도자와 고위급 관계에서 각각 한 차례, 나라 대 나라로서 양국 관계를 언급하면서 두 차례 사용했다.
 
리 대사 역시 “북·중 친선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은 공동의 전략적 선택”, “조선 측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겠다면서 나라 대 나라의 의미로 전략을 두 차례 언급했다.
 
시진핑(習近平·68) 중국 국가주석은 “전략적 의사소통”이란 발언을 지난 2018년 5·7 다롄(大連) 회담에서 처음 사용했다. 이보다 앞선 3·26 베이징 회담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 이뤄진 6·19 북·중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다시 “중·조 두 당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를 고도로 중시한다”고 발언했다.
 
지난 2015년 취임해 7년 차에 접어든 리진쥔 대사는 전략과 함께 ‘미래’를 강조했다. 그는 “평화를 수호하고 미래를 공동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미국을 상대하는 데 중국이 막후에서 지원하겠다고 다짐한 대목이다. 특히 오는 7월 10일 체결 60주년을 맞는 북·중 상호 우호조약을 갱신하고 유사시 자동 참전과 군사적 지원을 약속하는 조항도 유지할 것이란 의미로도 풀이된다. 북·중 상호 우호조약 2조는 “체결국 가운데 한쪽이 몇몇 동맹국의 침략을 받을 경우 전쟁 상태로 바뀌는 즉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용남 대사는 기고문에서 북한의 자립경제를 강조했다. 이 대사는 “올해는 조선이 새로운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시행하는 첫해”라며 “인민 경제의 기초인 공업부문을 발전 진흥시키고 자립 경제의 잠재력과 위력을 강화해 인민 생활 수준을 실질적으로 제고하는 데 맹렬하게 분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대사는 북·중간 교류와 협력도 강조했다. 리 대사는 “교육·문화·보건·농업·관광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교류와 청년들 사이의 왕래, 지방들 사이의 협조를 부단히 확대 발전시킴으로써 두 나라의 사회주의 건설 위업의 발전을 추동하고 두 나라 인민들에게 실질적인 복리를 끊임없이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차단된 북·중간 교류가 조만간 풀릴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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