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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화 작업 갔다 발목 절단…고양 한강하구 '지뢰주의보'

중앙일보 2021.06.19 08:00
지난 4일 오전 9시 50분쯤 갑작스러운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한강하구 장항습지 입구 부근이었다. 굉음의 원인은 지뢰로 추정되는 미확인 물체가 폭발한 것이었다. 이 사고로 인해 50대 남성 A씨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장항습지는 최근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곳이다.
 

지난 4일 지뢰 추정 폭발사고로 50대 중상  

18일 고양시에 따르면 당시 사고는 한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장항습지의 외래식물 제거와 환경정화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지점은 이전에는 민간인 출입 통제지역이었으나 2018년부터 민간에 개방됐다. 현재 생태 탐방로를 조성 중이다. 경찰과 군은 폭발물 종류와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지난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장항습지 입구 부근에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구조 중이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지난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장항습지 입구 부근에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구조 중이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지난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장항습지 입구 부근에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구조 중이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지난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장항습지 입구 부근에서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구조 중이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앞서 지난해 7월 4일 오후 6시 49분쯤에는 이번 폭발 사고지점과 인접한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 김포대교 아래 한강하구에서 북한군 지뢰가 폭발해 70대 남성 낚시객 B씨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엔 70대 낚시객 지뢰 폭발로 중상  

경기도 고양시 한강 하구 일대에 ‘지뢰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에 이어 지뢰 또는 지뢰로 추정되는 물체의 폭발사고로 인명 피해가 연이어 발생해서다. 한강 하구에서는 지난해 7월 지뢰 폭발사고 이후 군이 대대적 지뢰 탐색작업에 나서면서 같은 해 9월 17일과 28일 이번 폭발사고 현장 인근의 대덕생태공원과 행주산성역사공원 일대에서 우리 군의 M14 대인지뢰를 잇달아 발견한 바 있다. 폭발하거나 발견된 지뢰는 대부분 홍수와 강물 범람으로 떠내려오거나 떠밀려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목함지뢰. 합동참모본부

북한 목함지뢰. 합동참모본부

M14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M14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M16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M16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고양시는 이번 폭발사고 발생 후 군부대와 협조해 일반인을 통제하고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군부대에 추가 폭발물 수색작업을 요청했다. 수색 범위는 장항습지를 포함해 대덕생태공원(가양대교∼방화대교)·행주산성역사공원(방화대교∼행주대교)·고양한강공원 공사부지(행주대교~김포대교) 등 고양시 관할 한강하구 전역이다. 시는 또 한강유역환경청에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장항습지 탐방을 전면 통제할 것을 요청했으며, 환경청도 추가 폭발물이 있을지 몰라 군부대에 수색을 요청했다.
 

“출입 허용된 탐방로 벗어나면 위험”

고양시 관계자는 “지난해 폭발사고 이후 한강하구 공원 주변의 쓰레기 제거 작업 때 지뢰 탐지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출입이 허용된 탐방로를 벗어나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양시 한강 변의 안전이 확보된 구간 외에는 출입하지 않도록 차단장치를 보완할 계획”이라며 “국가 차원의 전방지역 지뢰 제거작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국방부, 국토부, 한강유역환경청에 안전대책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20일 해병대 2사단 장병들이 경기 김포시 운양동 누산리 포구에서 집중호우로 유실된 지뢰 탐색 작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8월 20일 해병대 2사단 장병들이 경기 김포시 운양동 누산리 포구에서 집중호우로 유실된 지뢰 탐색 작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8월 접경지역 하천 주변 유실 지뢰 30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8월 3일부터 21일까지 전방 수해지역과 접경지역 하천 주변에서 집중 수색작전에서 북한 목함지뢰 등 유실 지뢰 30발을 수거한 바 있다. 북한군이 운용하는 목함지뢰 2발도 강원도 인제와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서 수거됐다. 길이 20.3㎝, 폭 7㎝, 높이 3.7㎝ 나무 상자 형태의 목함지뢰는 기폭 장치와 폭약이 달리지 않아 폭발 가능성은 없었다.
 
북한 목함지뢰는 나무상자로 만들어 무게가 가볍다. 물에 뜨는 성질이 있어 과거에도 집중호우 기간 남측으로 떠내려온 적이 있다. 2010년 7월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쪽 임진강 지류 사미천에서 낚시객 2명이 목함지뢰 2발을 줍다가 1발이 터져 현장에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

합동참모본부

목함지뢰 2발 외에 아군 대인지뢰 28발도 발견됐다. 아군 지뢰는 강원도 화천·인제·철원, 경기도 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수거됐다. 군 당국은 경기 파주·연천, 강원 화천·인제·양구·철원 등 전방 수해지역 6개 시·군에 연인원 3300여 명을 투입해 지뢰 탐색 작전을 펼쳤다.
 
아군 지뢰인 M14 대인지뢰는 통조림 모양의 플라스틱 원통형이다. 지름 5.5㎝·높이 4㎝ 크기다. M16 대인지뢰는 금속 원통형 몸통과 ‘압력 뿔’이 특징이다. 지름 10.3㎝, 높이 14㎝다. 일반 머그잔보다 크다. 지난해 발견한 지뢰는 모두 남북한군에서 쓰는 인명 살상용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난 16일 고양시 제2부시장 주재로 군부대·한강유역환경청장·경기도·고양시 군관협력담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폭발사고 재발 방지 및 향후 대책’ 추가회의를 열어 장항습지에 대한 구간별 지뢰탐색을 신속히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시는 이번 폭발사고 부상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며 민간단체에서는 부상자 피해지원 모금 활동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전익진·이철재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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