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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60% 英 '변이의 습격'…한국 방역수칙 완화 괜찮나

중앙일보 2021.06.19 07:00
한 시민이 영국 런던내 코로나19 예방접종 클리닉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시민이 영국 런던내 코로나19 예방접종 클리닉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선도국 영국의 방역상황이 심상치 않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 이상 쏟아졌다. 영국은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한때 신규 환자가 1000명대까지 떨어졌으나 현재는 2월 중순 상황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영국은 전체 인구대비 백신 접종률이 60%를 넘었다. 접종률에 따라 봉쇄조처를 단계별로 풀었다. 하지만 델타형(인도) 변이에 백신 접종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아직 델타 변이 확산이 크지 않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다음 달부터 방역수칙 완화가 예정돼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국은 주요 변이 발생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2월 웨일스주 남부 쿰브란의 백신 접종 센터에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2월 웨일스주 남부 쿰브란의 백신 접종 센터에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넉달 전으로 돌아간 영국 

영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각)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1007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19일(1만2027명) 이후 최다다. 사망자는 19명 늘었다. 영국은 올 초 신규 환자가 6만8053명에 달할 정도로 위험도가 높았다. 하지만 강력 봉쇄 정책과 백신 접종으로 유행을 꺾었다. 지난달에는 신규 환자가 1000명대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영국 대부분 지역에서 코로나19 봉쇄 완화 3단계가 시행됐다. 당시 백신 1차 접종률은 55%를 넘었다. 웨일스·스코틀랜드·잉글랜드 지역의 경우 실내에서 최대 6명까지 모이는 게 가능해졌다. 그간엔 식당·카페 안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실외모임 인원제한도 지역에 따라 최대 30명까지 풀었다. 중등학교에서는 마스크도 벗었다. 하지만 봉쇄조처 완화 환자가 점점 늘기 시작했다. 신규 환자는 지난달 26일 3000명대, 28일 4000명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눈에 띄게 늘었다. 다시 ‘1만명’을 넘겼다. 21일 예정된 봉쇄 조치 완화계획을 4주 미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조금 더 기다리는 게 합리적”이라면서 “21일 봉쇄를 완화하면 바이러스가 백신을 압도할 가능성이 있다. 수천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재개소를 앞두고 시설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뉴스1

전문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재개소를 앞두고 시설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뉴스1

 

델타 변이 유행 중 

가파른 상승요인으로는 델타 변이의 유행이 지목됐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지난 10일 신규 확진자의 주요 변이 감염 여부를 조사했더니 9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알파형(영국) 변이보다 전파력이 1.5배가량 높다. 델타 변이가 점차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영국 현지에서는 이미 3차 유행에 접어들었다거나 올 가을 환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인구 대비 접종률은 61.9%(15일 기준)다. HPE 조사결과 AZ·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효과는 1차 접종만으로는 33% 수준이다.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2차 접종까지 마쳐야 예방효과가 AZ 60%, 화이자 88%로 올라간다.  
18일 오후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일반인 접종 대상자들의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일반인 접종 대상자들의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표본검사서 델타 변이 감염 30명 추가 

한국 방역당국은 델타 변이를 주요 4종 변이로 관리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12일 한 주간 국내에서 추가 확인된 델타형 변이 감염자는 30명이다. 해외유입 감염자가 22명으로 다수였다. 나머지 8명은 지역사회 내 감염 사례자다. 역학조사 결과 4명의 델타 변이 감염자는 인천 남동구 가족·학교 집단감염(3명), 인천공항검역소(1명) 관련 확진자였다. 4명은 아직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 모두 수도권 환자다. 서울(2명)·인천(1명)·경기(1명)다.   
 
같은 기간 알파(영국)·베타(남아공)·감마(브라질) 형까지 포함한 주요 4종의 변이 감염자는 226명이다. 델타가 13.3%를 차지한다. 델타보단 알파형(226명 중 192명·85%)이 많다. 직전 주(5월 30일~6월 5일) 확인된 델타 변이 확진자는 17명이었다. 4종 변이 감염자 175명 중 9.7% 수준이다. 한 주 사이 소폭 증가했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사흘째 500명대를 보이고 있다.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관중들이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적용 중인 부산은 관중 입장을 50%까지 확대했다. 연합뉴스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관중들이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적용 중인 부산은 관중 입장을 50%까지 확대했다. 연합뉴스

 

7월 새 거리두기 시행 앞둬 

하지만 현재 1차 백신 접종률이 27.7% 상황(18일 0시 기준)에서 델타가 퍼지면 상황이 언제든 심각해질 수 있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새 거리두기를 시행할 계획이다. 같은 거리두기 ‘2단계’라 해도 새 체계에서는 사적모임 허용 인원과 영업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젊은 층 중심의 감염이 우려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방역 완화조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수칙이 완화되면 델타 변이 등이 그 틈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며 “새 거리두기 체계 적용을 미룰 순 없다면 초기 단속을 잘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긴장도가 확 풀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또 보다 철저한 변이 바이러스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보건연구원은 현재 델타 변이에 대한 국산 항체치료제의 효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분석결과는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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