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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희망 기본소득 “월50만원”…추가 세금 의향은 “연56만원”

중앙일보 2021.06.19 06:00
스위스 헌법에 기본소득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운동가들이 국민투표에 필요한 12만5000명의 서명을 확보하고 이를 기념해 2013년 10월 4일 베른에서 기본소득을 상징하는 동전을 쏟아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6년 6월 5일 국민투표에서 76.9% 유권자들이 기본소득 도입에 반대했다. [사진제공=스테판 보러]

스위스 헌법에 기본소득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운동가들이 국민투표에 필요한 12만5000명의 서명을 확보하고 이를 기념해 2013년 10월 4일 베른에서 기본소득을 상징하는 동전을 쏟아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6년 6월 5일 국민투표에서 76.9% 유권자들이 기본소득 도입에 반대했다. [사진제공=스테판 보러]

정치권에서 유행하는 기본소득을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되 폭넓은 증세보다 부자 증세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양재진 교수 사회보장학회 발표
전국 남녀 2502명 기본소득 설문조사
기본소득 도입 찬성, 증세에도 찬성
누가 부담? "나는 No, 부자·기업 Yes"

연세대 행정학과 양재진 교수는 18일 한국사회보장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이런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연세대 복지국가연구센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러서치 앤 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2502명을 설문조사 한 것이다. 
 
조사 대상자의 42.8%가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했다. 반대(26%)보다 훨씬 많았다. 찬성도 반대도 아닌 중립적 의견을 제시한 사람은 31.2%였다. 다만 다른 복지혜택을 축소하면서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방안에는 반대(39.9%)가 찬성(29%)보다 많았다.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증세에 긍정적이다. 찬성 54.8%, 반대 45.2%이다. 그러면 어떻게 세금을 올릴까.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세금을 부과하자는 의견은 25%, 고소득층에 세금을 매기자는 의견은 68.7%였다. 법인세 인상을 가장 선호했고, 다음이 재산세 인상이다. 조세감면 축소와 지출 구조조정이 뒤를 이었다.
 
세금을 신설한다면 국토 보유세(23%), 기본소득 목적세(17.6%), 탄소세(15.2%) 등을 꼽았다. 그러나 새로운 세금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26.9%로 가장 많았다. 
 
희망하는 기본소득은 월 50만원이 가장 많았다. 20.8%가 매달 50만원을 원한다. 매달 30만원(16.7%), 100만원(14.7%) 순이다. 필요 없다는 응답자는 15.7%였다. 
 
하지만 기본소득에 들어가는 예산을 알려주면서 희망하는 기본소득을 물었더니 응답이 크게 달라졌다. 매달 50만원을 지급하려면 연간 310조원, 30만원 지급에는 186조원, 100만원 지급에는 620조원이 필요하다. 2020년 국가 전체 예산은 500조원이다. 이런 사실을 알려줬더니 필요없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가장 많아졌다. 이런 응답자가 예산 공개 전 15.7%에서 23.5%로 올랐다. 
 
매달 10만원을 원하는 사람의 비율도 11.6%에서 16.5%로 오른 것이다. 반면 50만원을 원하는 사람의 비율은 20.8%에서 12.5%로 줄었다. 매달 30만원 응답자 비율도 16.7%에서 10.7%로 줄었다. 100만원 응답자는 14.7%에서 6.8%로 떨어졌다.  
 
기본소득 둘러싼 여야 대선후보 복지 논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기본소득 둘러싼 여야 대선후보 복지 논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기본소득 증세 찬성자는 추가로 부담할 세금으로 연평균 18만4000원을 꼽았다. 기본소득을 월 3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물었더니 연평균 추가 부담 세금을 35만원으로 답했다. 기본소득이 월 50만원이면 연 56만6000원의 세금을 추가 부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추가 부담 세금이 한 달 기본소득의 약 110% 정도에 불과하다.
 
양 교수는 ▶진보적일수록 ▶정부를 신뢰할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여성보다 남성이 기본소득 도입에 긍정적 의향을 가진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반면 세금 부담이 높다고 생각할수록, 부동산 자산이 많을수록 부정적이었다. 특이하게도 학력이 높을수록 복지 확대에는 우호적이지만 기본소득 증세에는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양 교수는 "복지 확대와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 전반적으로 지지하고 증세에 찬성하지만, 부자와 기업의 증세를 선호하는 눔프(Not out of my pocket) 현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재진 연세대 교수.

양재진 연세대 교수.

 
양 교수는 "국민이 증세를 받아들이게 하려면 정부가 세금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쓴다는 믿음을 줘야 하고, 국민개세(다 세금을 냄) 원칙을 견지하고 객관적인 세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경제 활성화, 중산층 만들기로 국민 소득을 늘리고 진보정치가 지지를 받을 수 있게 국가경영 능력을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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