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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스더 복지팀장의 픽: 잔여백신 예약 성공법

주부 정모(41ㆍ서울 강서구)씨는 지난 16일 잔여백신으로 나온 아스트라제네카(AZ)를 접종했다. 사흘간 잔여백신 예약에 매달린 끝에 성공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잔여백신 알림 신청을 네이버와 카카오 양쪽에 5개씩 꽉 채워 해뒀다. 그리고 알림이 오는대로 후다닥 예약하기 버튼을 눌러봤지만 번번이 ‘잔여 0’만 떴다. 그러던 정씨에게 친구가 ‘비법’을 전수해줬고 그대로 시도해 성공했다고 한다. 정씨가 전한 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오전 11시나 오후 2~3시쯤 잔여백신이 몰려 나오는데 이때 잔여백신을 안내하는 지도 앱을 열고, 서울 전체로 지도 영역을 넓혀둔 상태에서 새로고침 버튼을 ‘광클’한다. 정씨는 “알림 신청을 기다리면 한 발 늦는다. 새로고침 무한반복이 낫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의료기관의 잔여 백신이 없음을 보여주는 휴대전화 화면. 연합뉴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의료기관의 잔여 백신이 없음을 보여주는 휴대전화 화면. 연합뉴스

 
잔여백신 접종 수요가 급증하면서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SNS 잔여백신 당일 예약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110만6634명이 AZ와 얀센 잔여백신을 맞았다. 
 
온라인 커뮤니티ㆍ카페ㆍ블로그 등에는 잔여백신 예약 성공ㆍ실패담이 넘친다. 잔여백신 접종에 성공한 이들은 “알림 신청은 오히려 방해가 되니 해제하는게 낫다” “알림 신청은 소용없고 새로고침 광클만이 답이다” 등 실전 경험에서 얻은 비법을 전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전하는 '잔여백신 100% 성공하는 법'. 알림 기능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고침 버튼을 '광클'하는게 비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가 전하는 '잔여백신 100% 성공하는 법'. 알림 기능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고침 버튼을 '광클'하는게 비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네이버보다는 카카오톡 지도앱이 빠르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있다. 정씨처럼 지도앱에서 새로고침을 할 때 집 주변 말고 서울시 전체로 지도 범위를 넓게 잡아야 한다는 조언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 카페에는 “마포구에서 동작구 사당동까지 택시타고 얀센 백신 맞으러 다녀왔다”는 원정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조언대로 해도 예약이 안된다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하모(39ㆍ서울 영등포구)씨는 “근무 중에 시간을 오래 내지 못해서 그런지 꿀팁대로 해봐도 매일 잔여 0만 본다”라며 “작년엔 마스크 한 통 사겠다고 물량 풀리는 시간에 무한 새로고침했는데 올해는 백신 맞으려고 이러고 있다”라며 허탈해했다.  
 
이렇게 SNS를 통한 예약에 실패한 이들이 위탁의료기관에 직접 예약을 시도하기도 한다. 잔여백신을 찾는 전화가 폭주한다. 서울 마포구의 위탁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전화는 물론이고 대뜸 찾아와서 ‘잔여백신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사람도 꽤 된다”라며 “다른 진료를 보기 힘들 지경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잔여백신 접종 열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접종 인센티브 효과가 예상보다 훨씬 크게 나타난 것 같다”라며 “AZ 기피 현상이 심각해서 고심 끝에 내놓은 것인데 너무 몰려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7월부터 접종자는 야외에서 마스크 벗기(1차접종자), 사적모임 금지 인원 제외(접종완료자) 등의 인센티브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해외에 다녀오거나 확진자 접촉 시에도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완료자)된다.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관계자가 AZ백신 빈 병을 들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관계자가 AZ백신 빈 병을 들고 있다. 뉴스1

주부 정씨는 잔여백신을 접종한 이유를 묻자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데 접종자는 야외에서라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하니 백신을 맞고 싶어졌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번 여름휴가, 추석 연휴에는 자유롭게 놀러다니고 싶다”라고 말했다.
 
7월부터는 화이자ㆍ모더나도 잔여백신으로 나올 전망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7일 브리핑에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도 다인용 백신이기 때문에 예약 상황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잔여물량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라며 “이 부분은 동일하게 잔여백신에 대한 접종을 유지해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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