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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분할합병 통해 큰 돈 안 들이고 ‘크로키닷컴’ 인수

중앙선데이 2021.06.19 00:20 741호 14면 지면보기

실전 공시의 세계

15일 카카오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네이버를 추월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날 주식시장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 시총은 64조1478억원을 기록했습니다(유가증권시장 3위). 네이버는 63조5699억원으로, 카카오에 한발 밀려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자상거래 부문 위상 강화 노려
독립시킨 카카오커머스 재합병

많은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네이버에 비해 열세에 있는 커머스 사업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여부가 앞으로의 주가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과 관련해 최근 주목할 만 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카카오는 2018년 커머스사업부를 별도회사로 독립시켰습니다. 그런데 3년 만에 다시 합병하기로 했습니다. 쿠팡과 네이버로 사실상 양분돼 있는 e커머스(전자상거래)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성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합병설이 돌자 카카오는 이에 대한 설명 공시를 냈습니다.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사회를 거쳐 세부사안을 확정하는 대로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의 내용이라면 합병은 사실로 봐도 무리가 없겠습니다. 사실이 아니라면 부인(否認) 공시를 냅니다. 진행 중이거나 검토 중인 사안인데 확정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미확정 공시를 냅니다. 카카오의 카카오커머스 합병 추진은 최근 카카오가 기업가치가 1조원대인 여성의류 플랫폼 1위 업체 ‘지그재그(회사명 크로키닷컴)’를 인수한 사실과 접목해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4월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인수 구조가 흥미롭습니다. 당시 카카오커머스는 스타일사업부를 분할해 크로키닷컴에 합병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스타일사업부를 흡수하게 된 크로키닷컴은 그 대가로 신주를 발행해 카카오커머스의 주주에게 지급합니다. 그런데 카카오커머스의 대주주는 카카오로, 사실상 10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주 발행 이후 크로키닷컴에 대한 카카오의 지분율은 47%가 됩니다. 크로키닷컴 창업 대주주의 지분율은 30% 정도로 떨어집니다. 카카오가 많은 현금을 들이지 않고 분할합병의 방법으로 크로키닷컴을 인수하게 된 것입니다. 아울러 이 회사의 창업자가 계속해 회사를 책임경영하게 했습니다.
 
7월 1일 크로키닷컴은 카카오 자회사로 공식 편입합니다. 이를 앞두고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 합병을 공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커머스 사업 중 패션의류 분야는 이미 국내에서 확고한 위상을 굳히고 있는 크로키닷컴의 글로벌화를 통해 촉진시킬 전망입니다. 나머지 일반 커머스(카톡 선물하기 및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 성장은 카카오커머스를 합병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카카오는 하반기에 카카오점(店)이라는 종합 이커머스플랫폼 사업을 개시할 예정입니다. 수수료 무료를 내세워 플랫폼 입점업체를 확보하고, 상당한 규모로 성장한 뒤에는 유료 광고를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
중앙일보·이데일리 등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오랫동안 기업(산업)과 자본시장을 취재한 경험에 회계·공시 지식을 더해 재무제표 분석이나 기업경영을 다룬 저술·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1일3분1공시』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뻔 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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