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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일손 속속 입국…농어촌 ‘코로나 인력난’ 풀리나

중앙일보 2021.06.18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17일 오후 강원도 양구군 남면의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지난달 중순 입국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대화를 나누며 농삿일을 하는 모습. [사진 독자]

17일 오후 강원도 양구군 남면의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지난달 중순 입국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대화를 나누며 농삿일을 하는 모습. [사진 독자]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근로자 110여명이 경북 영양의 고추 수확을 돕기 위해 입국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강원도 양구 다음 두 번째 집단 입국 사례다.
 

정부, 외국인 근로자 입국규정 개편
우즈벡서 112명입국, 인천서 격리중
영양 40여 농가서 고추 수확 예정
양구도 지난달 입국자 농삿일 투입

영양군은 17일 “지난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계절 근로자 112명이 입국해 현재 인천에서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영양군은 근로자들의 격리가 끝나는 오는 24일 45인승 전세 버스를 인천으로 보내 이들을 태워올 예정이다. 1인당 하루 10만원 정도 들어가는 격리 시설비는 영양군과 농가가 함께 부담한다.
 
우즈베키스탄 근로자 112명은 150일간 영양군 40여 농가로 흩어져 일손을 돕는다. 대부분 고추 수확을 돕고, 일부 근로자는 쌈채·약초 농사 등도 지원한다. 농사를 돕는 동안 근로자들은 영양군 농가에서 숙식한다. 일당은 8만원에서 10만원 정도다. 국내 농업 부문 외국인 취업을 허용하는 외국인 계절 근로제 근로자는 2015년 19명에서 2019년 3600여명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뚝 끊겼다.
 
영양군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고추 주산지다. 재배면적만 1300㏊ 이상이다. 매년 8월부터 시작되는 고추 수확기 외국인 계절 근로자 없이는 수확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영양군은 지난해 베트남 근로자 380여명의 입국을 추진했지만 극심한 코로나 상황 탓에 무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 입국 조항이 일부 바뀌면서다. 기존에는 농촌 일손을 돕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해당 국가 지자체의 출국 보증이 있으면 우리나라 입국이 가능했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베트남의 경우 최장 90일까지 농업 부문에 합법적인 취업을 보장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기존 ‘지자체 보증’을 ‘정부 보증’으로 손질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보다 정교한 외국인 출입국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정부의 출국 보증이 있어야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을 허용했다.
 
베트남 현지에선 근로자들이 해외에 일하러 가는 문제로 정부의 출국 보증을 받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고 한다. 자국민의 불법 체류 문제로 늘 잡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베트남 근로자들의 입국 추진이 실패하면서, 영양군청 공무원들이 고추 수확 현장에 투입될 정도로 고추 농사에 애를 먹었다. 익명을 원한 영양군 한 간부는 “베트남과 달리 우즈베키스탄은 최장 150일까지 합법적 취업이 가능해 이번 입국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법무부가 ‘정부 보증 출국’ 규정을 ‘지자체 보증 출국 가능, 단 국내 지자체와 MOU가 맺어진 지역만 해당’으로 손질해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이 지난해보다는 한결 수월해졌다”며 “손질된 새 제도를 이용해 MOU가 체결된 베트남 한 지자체를 통해 근로자들의 입국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이번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의 격리 장소를 놓고 영양군 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영양군에 갈 근로자들을 왜 인천에서 격리 시키냐”는 이유에서다. 영양군 관계자는 “영양군에는 외국인들을 집단으로 격리 시킬 만한 장소가 마땅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인천시청에서 ‘격리를 왜 인천에서 하느냐’고 연락해와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영양군은 임시 시설이 준비되는 오는 20일부터 인천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영양으로 하나 둘 이동시킬 방침이다. 
영양=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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