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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끈적한 시대’ 끝인가…MLB, 파인타르 규제

중앙일보 2021.06.18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피네다는 2014년 목에 파인 타르(노란색 원)를 묻힌 채 투구하다 퇴장당했다. [AP=연합뉴스]

피네다는 2014년 목에 파인 타르(노란색 원)를 묻힌 채 투구하다 퇴장당했다. [AP=연합뉴스]

‘끈적한 시대’가 끝나는 것일까. 메이저리그(MLB)가 투수의 이물질 사용에 제동을 걸었다. MLB 사무국은 “투수의 이물질 사용 확인을 위해 경기 중에도 선수 몸과 글러브를 검사하겠다. 위반 시 10경기 출장정지를 내린다”는 공문을 최근 구단에 보냈다.
 

투고타저 현상 심화되자 조치

규제 대상은 ‘파인 타르(pine tar)’다. 이는 소나무 추출물을 탄화시킨 끈끈한 액체다. 타자는 배트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사용한다. 규칙상 투수는 로진(송진 가루)만 쓸 수 있다. 그런데도 일부 투수가 알음알음 파인 타르를 쓴다. 글러브나 모자챙 안쪽 등에 미리 발라뒀다 손으로 공에 묻힌다. 그립이 좋아 회전수가 늘고 제구도 잘 된다.
 
파인 타르를 쓰게 된 건 공인구 때문이다. MLB는 롤링스사가 만든 공을 쓴다. 롤링스 공은 한국이나 일본 공인구와 달리 표면이 매끈하다. 그래서 ‘러빙 머드’라는 공인 진흙을 발라 미끄럽지 않게 보관한다. 그래도 공이 손에 착 달라붙지는 않는다.
 
이물질 사용 의혹을 받는 게릿 콜(뉴욕 양키스)은 “야구에는 선배가 후배에게, 세대를 거쳐 전하는 관습이 있다”고 얼버무렸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80~90%의 투수가 규정을 어긴다”고 주장했다. 상대 투수뿐 아니라 내 동료도 쓰다 보니 타자는 불만을 털어놓지 못한다. 2014년 양키스 투수 마이클 피네다는 목에 파인 타르를 묻혔다가 퇴장당했다. 너무 대놓고 했다. 콜은 “울타리를 넘어선 경우도 있다”고 했는데, 피네다가 그렇다.
 
최근 야구계는 측정 장비인 랩소도와 스탯캐스트 등을 통해 공의 회전수, 스피드 등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어떤 물질을, 어떻게 쓰면 더 효과적인지 알 수 있다. 파인 타르보다 좀 더 ‘끈적한’ 것도 등장했다. 선크림, 끓였다 식힌 탄산음료, 끈끈이 등이 그 재료가 됐다. 선을 넘자 부작용이 따랐다. 심해진 투고타저가 그것이다. 올해 MLB는 노히터가 6차례나 나왔다. 단일시즌 최다 기록은 1984년의 8회다. 리그 타율은 2할 3푼대로 내려갔다.
 
1990~2000년대 초반, 선수들은 암암리에 금지약물을 썼다. 홈런은 폭증했고 인기도 폭발했다. 하지만 2006년 조지 미첼 상원의원이 스테로이드 사용과 관련해 작성한 ‘미첼 리포트’로 실상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MLB는 약물에 철퇴를 내렸고, 홈런은 다시 줄었다. 파인 타르도 스테로이드의 길을 걸을 것 같다. 미국 매체 더 스코어가 3~12일(현지시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MLB 투수 67.2%는 공 회전수가 감소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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