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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준공영제’ 부실 운영으로 990억 낭비” 버스회사 배만 불렸다

중앙일보 2021.06.17 16:23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중앙포토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중앙포토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운영 중인 서울시와 부산시가 안일한 운영으로 버스회사들에 과도한 운송비용을 지급해 주민 혈세가 새고 있다.  
 
최근 5년간 과다 지급되거나 미부과된 미운행에 따른 재정적 불이익(페널티) 금액은 990억원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17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차량 보험료, 타이어비, 정비비 등의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항목의 지출액이 점차 감소하는 데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버스중앙차로제 도입으로 교통사고가 줄어 차량보험료가 감소했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버스회사의 실제 지출액 대비 약 89억원 더 지급됐다.
 
또 버스 타이어비 실제 지출액은 2014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음에도 서울시는 물가상승률을 단순 반영해 지급액을 늘렸다. 그 결과 서울 버스회사들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98억여원을 더 챙겼다.
 
아울러 2014년 이후 버스회사의 정비비 실제 지출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는데 이번에도 서울시는 물가상승률을 단순 반영해 지급액을 더 편성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152억여원이 버스회사들에 더 지급됐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버스의 공공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선 계획·관리는 공공부문이, 버스운행·관리는 민간부문이 담당하는 제도다. 2004년 서울시가 최초로 도입한 이후 현재 7개 시도에서 시행되고 있다. 운행실적에 따라 표준운송원가를 지급하고, 수입금이 표준운송원가보다 적으면 공공부문이 적자분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시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산시도 인가된 운행 횟수보다 적게 운행하면 지급액에서 해당 운송원가를 감액하는 방식의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 등 버스회사의 귀책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이 2017년부터 2020년 4년간 부산시 시내버스의 운행실적을 점검한 결과 실제 미운행 건수는 124만여회였으나 89만여회(71%)는 미운행 신고가 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부산시는 버스회사에 약 652억원을 페널티를 부과해 지급액을 줄여야 했지만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부산시는 2019년까지 버스회사들이 낸 적자 1조4560억원을 재정으로 메웠다. 지난해는 코로나19 등으로 2713억원 적자가 예상된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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