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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 수퍼사이클…“바이든의 중국 견제에 올라타라”

중앙일보 2021.06.17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지난달 수출액이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한국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수출용 컨테이너로 가득찬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지난달 수출액이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한국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수출용 컨테이너로 가득찬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순항 중인 한국 수출이 올 하반기에도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성장세는 다소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동맹에 적극 참여해 중장기적으로 한국이 중국을 대체하는 첨단기술품목(ATP) 수출국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상 최대 실적 속 하반기 전망
호조세 계속, 증가율 다소 둔화할 듯
“미국, 동맹 공급망 강화가 새 기회
첨단품목 중국산 배제, 대체국 돼야”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한 2484억 달러(약 277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퍼 사이클’ 특수를 누린 2018년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펴낸 ‘최근 우리나라 수출 호조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경기침체로 인한 반등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최근 수출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수출이 순항한 배경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기가 회복한 데 따른 반등 효과를 우선 들었다. 또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한국이 강한 정보기술(IT) 산업이 수혜를 입은 점, 바이오헬스·2차전지 등 신성장 품목의 성장이 가시화된 점 등을 꼽았다.
 
미국의 첨단기술품목(ATP) 수입 중 한국과 중국의 연도별 규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미국의 첨단기술품목(ATP) 수입 중 한국과 중국의 연도별 규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하반기 전망도 좋다. 16일 한국은행은 ‘수출의 회복 요인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도 글로벌 반도체 수요 확대, 미국 경기부양책 효과, 펜트업(pent-up) 소비 등으로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한국 기업의 휴대폰용 반도체 생산 차질 등이 수출에 일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엔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가시화한 수출 회복세에 따른 기저효과와 비대면 수혜 품목의 수요 약화 등이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재확산,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거시정책 기조 변화 등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수출 호조를 이어가려면 ‘포스트 코로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IT·바이오헬스·2차전지 등 기술집약형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신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시스템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친환경차, LNG 선박 등 경쟁이 더 치열해질 고부가가치 수출 품목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무역갈등에서 비롯된 미국의 공급망 강화·지원정책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6일 발표한 ‘바이든 행정부의 무역정책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향후 미국은 이해가 일치하는 동맹국 간의 신속한 협의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며 “한국도 점진적으로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 미국이 첨단기술품목으로 분류되는 상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중국산 제품을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이 중국을 대체하는 수출국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 집행이 필수적이므로 정부가 세제 지원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중국이 생산하는 첨단기술품목 중 상당 부분은 중국에 진출한 첨단 해외기업이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들 기업이 중국을 떠나 새로운 생산기지로 한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동 경직성을 해소하고 각종 규제를 개선하는 등 국내 투자 여건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경미·김기환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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