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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에 열받은 중국, 군용기 28대 대만 ADIZ 진입

중앙일보 2021.06.17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미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잇따라 압박하자 중국이 맞대응에 나섰다. 사상 최대 규모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무단 진입한 것이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은 아니지만 진입하기 전 관할국에 알리는 게 관례다.
 

대만 섬 포위하듯 반바퀴 돌아
핵무장 가능 H-6 폭격기도 참가
G7·나토의 ‘중국 포위’에 맞대응

대만 국방부는 16일 공식 발표에서 전날인 15일 모두 28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중국 군용기의 접근 상황을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4월 21일 중국 군용기 25대가 대만 ADIZ에 진입한 수준을 넘어섰다.
 
중국은 이날 J-16 전투기 14대, J-11 전투기 6대, H-6 전략폭격기 4대, KJ-500 조기경보통제기 2대, Y-8 전자전기 1대, Y-8 해상초계기 1대를 동원해 대만 섬을 포위하듯이 남쪽에서 반 바퀴 돈 뒤 기수를 돌려 왔던 경로로 돌아갔다. H-6는 핵무장이 가능하다. 다양한 종류의 군용기를 동원한 것으로 보면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이 유사시 벌일 대만 공습을 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무력시위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라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국 포위 구상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군사행동이란 것이다.
 
앞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끝난 G7 정상회의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양안(兩岸) 이슈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14일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선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국제 정책은 우리가 동맹으로써 함께 해결해야 할 도전(challenge)”이라고 명시됐다.
 
이에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15일 “중국의 국제관계를 간섭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자오 대변인의 발언이 나온 뒤 얼마 안 돼 중국이 무력시위에 나선 셈이다.
 
양녠주(楊念祖) 전 대만 국방부장은 대만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높아지는 외부 압력에 대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중공 군용기의 대규모 출동은 중국이 주권 문제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군사적 대응 강도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태호 한림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다음 달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기 위해 이번엔 나름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대만을 상대로 더 강하게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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