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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같은 합당 되지 않게 신속하게” 제안했지만…'당명 변경' 놓고 이준석·안철수 신경전

중앙일보 2021.06.16 17:58
“괜찮으세요?”(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저는 뭐, 잠깐 띵하고 그렇습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얀센이라 한 번만 맞으면 돼서 다행이네요”(안 대표)
 
손 잡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연합뉴스]

손 잡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는 이 대표가 전날 접종한 얀센 백신이 화두에 오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날 오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이 대표와 만난 안 대표는 “이 대표의 당선은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제1야당이 변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범야권이 혁신하고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보여줄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두 당 간의 통합논의”라며 “오늘 상견례를 시작으로 조속하게 실무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도 “저희가 같은 꿈을 꿨던 시절이 생각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2년 간 한솥밥을 먹었다. 이 대표는 “정치를 개혁하고 새로운 정치가 뭔지 보여주자고 했던 시절에 못 냈던 성과를 마저 낼 시간이 곧 다가올 것”이라며 “사무총장을 금명 간 인선하면 실무협상단도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합당 이후의 당은 안 대표와 과거 바른정당 동지들이 꿨던 꿈까지 반영된 아주 큰 범주의 당이 될 것”이라며 “전쟁같은 합당이 되지 않게 신속하게 마무리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 합당 추진 의지에는 변함이 없단 걸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의 형식은 철학을 살리고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방식이 돼야 한다”며 “특히 저희가 버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아마 대권주자들의 당 진입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합당을 통해 저희 혁신 의지를 보이지 않을까 한다”이라고 말했다.
 
2016년 4.13총선 노원병 후보자 토론회가 5일 오후 서울 월계동 인덕대학교에서 열렸다. 안철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분장시렝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6년 4.13총선 노원병 후보자 토론회가 5일 오후 서울 월계동 인덕대학교에서 열렸다. 안철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분장시렝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그러나 비공개 석상에선 두 사람 사이에 다소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고 한다. 전날 안 대표가 ▶국민의당은 지분 요구를 하지 않고, 국민의힘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 ▶당 대 당 통합 원칙을 지킬 것 ▶중도실용노선을 정강정책에 명시할 것을 강조한 합당 입장문을 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로운 당명으로 가는 게 원칙있는 합당에 부합한다”며 ‘당명 변경 신설합당’을 주장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가 ‘사무총장 인선에 시간이 걸리니 일단 실무단은 재선 의원 급에서 꾸리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며 “권 원내대표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분위기가 어색해서 빨리 끝났다”고 전했다. 비공개 만남은 9분 만에 끝났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앞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전달한 협상안에는 권 원내대표가 한 (당명변경) 이야기는 들어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가 실무책임자라고 들었는데, 어떤 연유에서 그런 제안이 나왔는지 파악해보고 사무총장 인선이 끝나면 명확한 답을 내겠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협상을 앞둔 기싸움”이라며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는 권 원내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안 대표는 회동 직후 “(권 원내대표의 주장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생각을 전달한 것”이라며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저희도 지분을, 국민의힘도 기득권을 요구하지 않고 공정하게 합의가 돼야 지지층을 넓히고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통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사무총장 인선이 끝나고 실무단이 꾸려지면 양당이 ‘합당선언’을 먼저 한 뒤 구체적인 방법론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양당 지도자와 실무자가 모여서 (합당)대원칙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풀)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회 간사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현장풀)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회 간사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가운데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3선의 한기호 의원, 정책위의장에 3선의 김도읍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이날 “내정이라고 말하긴 이르지만 그분들을 포함해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며 “빠르게 인선을 끝내는 게 좋겠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 의원은 군 출신으로 강원 춘천ㆍ철원ㆍ화천ㆍ양구을 지역구 의원이다. 앞서 이 대표는 수도권 4선 의원인 권영세 의원에게 사무총장직을 제안했으나 본인이 고사해 무산됐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활성화하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여야정 협의체에 앞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당 대 당 모임을 가지겠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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