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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 공격하면 러시아는?” …푸틴 "정치엔 가정법 없어"

중앙일보 2021.06.16 11:44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NBC 뉴스의 키어 시먼스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NBC 홈페이지 캡처]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NBC 뉴스의 키어 시먼스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NBC 홈페이지 캡처]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첫 해외순방을 통해 '중국 포위' 전략을 구체화한 상황에서 '동병상련'의 처지인 러시아의 대응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 중국 계획 알지 못해" 즉답 피해
“중국은 역사상 최고 수준 우호국가”
中외교부 “진짜 금은 제련 두렵지 않아”

앞서 11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과 관련된 예민한 문제가 거론됐다. 90분여에 걸친 인터뷰 말미에 키어 시먼스 기자가 물었다.  
 
“중·러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과도 관련된 문제를 묻겠다. 만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러시아는 어떻게 대응하겠나?”
 
이에 푸틴은 반문으로 응수했다.  
 
“뭐? 당신은 군사력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중국의 계획을 알고 있나? 난 전혀 알지 못한다. 늘 말하듯이 정치에는 가정법이 없다. 가정법은 정치에 적절하지 않다. 정치에 ‘아마도(could be)’와 ‘한다면(would be)’은 없다.”
 
푸틴은 답변을 이어갔다.
 
“나는 그 문제에 코멘트할 수 없다. 지금의 세상에서 현실이 아니다. 참아 달라. 내게 화내지 말라. 내 생각에 그건 문제가 아니다. 발생하지 않는다. 중국이 대만 문제를 군사력으로 해결하겠다는 의도를 말한 적이 있었나. 그렇지 않았다.”
 
중국이 명시적으로 '무력통일'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은 피한 것이다. 그러면서 답변을 이어갔다.
 
“여러 해 동안 중국은 대만과 관계를 발전시켰다. 다른 평가가 있다. 중국 자신의 평가가 있고 미국은 다른 평가를 한다. 대만도 현 상황에 대해 다른 평가를 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군사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한 미국 NBC 뉴스의 키어 시먼스 기자. [NBC 홈페이지 캡처]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한 미국 NBC 뉴스의 키어 시먼스 기자. [NBC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대만 문제에선 유보적 입장을 보였지만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은 숨기지 않았다. 푸틴은 “중국은 우호 국가의 하나”라며 “미국처럼 우리(러시아)를 적으로 선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과 최근 전략동반자 관계를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정치·경제·과학기술 등의 영역에서 고도의 신뢰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도 러시아가 미국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진짜 황금은 제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온갖 계략으로 중·러 관계를 이간시키려는 사람에게 어떠한 시도도 중·러 관계를 파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푸틴의 속내는 중국의 기대와는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2019년 6월 7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에서 나온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그에 가까울 것이란 얘기다. 당시 시진핑(習近平·68) 주석도 참여한 프레너리 세션에서 푸틴은 '호랑이가 계곡에서 싸우면 영리한 원숭이는 옆에서 누가 이기는지 기다린다'는 중국 속담을 언급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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