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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측 "이준석 시간표와 다르지 않다"…7·8월 입당 논의 나설듯

중앙일보 2021.06.16 05:00 종합 10면 지면보기
“윤석열의 대선 시간표와 이준석의 시간표는 다르지 않다.”
 

이준석의 ‘8월 버스 출발론’에 답변
“6월 말 7월 초 정치 참여 선언 검토”

1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이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예정대로 8월에 시작된다는 이준석 대표의 ‘버스 정시 출발론’과 관련해 “윤 전 총장도 그런 캘린더를 염두에 두고서 국민 여론을 보고 있다”며 한 말이었다. 또 윤 전 총장의 정치 진로를 묻는 말에는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갈 것이다. 모든 선택지는 열려있다”면서도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와 상식, 공정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늦지 않은 시간에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시기의 문제일 뿐 윤 전 총장이 사실상 국민의힘 입당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윤 전 총장측의 발언 중 가장 국민의힘 입당 쪽에 무게가 실린 듯한 발언이었고, 특히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한 얘기란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최근 주변에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식으로 국민의힘 인사들과 공방을 벌이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날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먼저 출연한 이 대표는 “막판에 뿅하고 나타난다고 당원이 지지해주지 않는다”며 강한 어투로 조기 입당을 요구했지만 이어 나온 이 대변인은 되도록 언쟁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변인은 “이준석 현상이라는 것도 586 정치세력의 위선과 무능에 대한 염증 아닌가. 윤석열 현상과 이준석 현상은 다르지 않다. 대척점에 놓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의 첫 공개 참모로 주목받은 장예찬 평론가가 전날 ‘버스가 먼저 출발해도 택시 타고 목적지로 직행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선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뉴스1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해 보면, 윤 전 총장은 ①일단 대선 캠프 인원을 보강하면서 ②공식 정치참여 선언을 한 뒤 ③7, 8월 입당 논의에 나서는 쪽으로 대선 시간표를 짜고 있다. ‘윤석열 캠프’ 내부 사정을 비교적 잘 아는 한 인사는 “메시지팀과 수행팀,네거티브 대응을 포함한 전략팀,정책팀 등에 대한 캠프 실무자 인선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특히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여성 참모 영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활동 거점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이 여의도 인근 공유 오피스에 사무실을 얻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를 포함해 검토 중"이라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등판 선언은 캠프 차원에서 6월 말~7월 초로 그 시기를 검토 중이다. 자신의 출마 이유와 명분을 육성으로 밝히면서 대선 도전을 선언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출마선언의 장소로는 청년·자영업자 밀집지역 또는 안보·헌법정신을 상징하는 곳, 또는 초임 검사 첫 발령지이자 검찰총장 시절 마지막 방문지였던 대구 등이 주로 거론된다. 거꾸로 보수세가 약한 호남 지역을 언급하는 이들도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6일 “5·18은 살아있는 역사”라는 메시지를 내면서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의사를 내비쳤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과 DJ정부의 정책 등을 들었다. [사진 윤석열 전 총장 측]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과 DJ정부의 정책 등을 들었다. [사진 윤석열 전 총장 측]

 
윤 전 총장은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인 이날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방문(11일)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윤 전 총장 캠프에 따르면 나흘 전 이곳을 찾은 윤 전 총장은 도서관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4시간가량 김 전 대통령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서 “김 전 대통령의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높이 새기게 됐다”, “덕분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다”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과 소통하고 있다는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 발언은 여권의 핵심 기반인 호남 민심을 공략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호남 지지율 추이에 유독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또 지난 10일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률 경제민주주의21 대표와 자택에서 만찬을 했다. 김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집으로 초청한 건 아니고 지인과 함께 외부에서 보기로 했다가 장소가 여의치 않아, 급하게 윤 전 총장 집으로 가 식사까지 하게 됐다”며 “윤 전 총장이 ‘조국 흑서를 잘 읽었다’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는 원칙적으로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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