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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문 대통령 도쿄올림픽 참석”…한·일 정부는 일단 부인

중앙일보 2021.06.16 00:03 종합 8면 지면보기
일본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 올림픽 참석 시나리오를 띄우고 있다.
 

요미우리 “아베 평창참석 답례 형식”
‘한·일 관계 개선할 현실적 안’ 분석
양국 불신의 벽 높아 성사 미지수

요미우리신문은 15일 “문 대통령이 오는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한국 측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방한한 데 대한 답례 성격으로 방일 의사를 외교 경로를 통해 타진했다”고 전했다.
 
양국 정부는 일단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그런 사실이 없다. 가정의 질문에 대해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 또한 새삼스럽다는 반응이다. “문 대통령의 도쿄 올림픽 참석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지만 최근 외교 경로를 통해 공식적으로 방일 의사를 타진한 적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처럼 한·일 정부가 부인하는데도 일본 언론들은 반복적으로 문 대통령의 방일을 거론하고 있다. 실제 올림픽을 양국 관계 개선의 호재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외국 정상급 인사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은 흥행을 바라는 일본으로선 환영할 일이다. 한국 역시 2018년 아베 총리의 평창 올림픽 참석에 대한 답방이라는 명분이 있다.
 
하지만 불신의 벽은 여전히 높다. 지난 11~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불발된 뒤 한국 외교부 당국자가 “잠정 합의한 회담을 일본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밝히고, 일본은 이를 부인하며 한국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 또 일본 내에선 한국이 구체적 대안 제시도 없이 일단 정상끼리 만나고 보자는 식의 톱다운식 해결방식을 추진한다며 불만을 표하는 이가 많다.
 
북한의 도쿄 올림픽 불참도 변수다. 도쿄 올림픽을 통해 남북 및 북·미 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평창 어게인’ 구상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게 큰 현실적 걸림돌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올림픽 보이콧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일본 측의 지도 수정 없이 문 대통령이 방일할 경우 국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일각에선 일본이 먼저 지도를 수정하고 문 대통령이 방일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땐 아베 총리가 막판 올림픽 개막식 참가를 결정했고, 그에 앞서 한국이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삭제한 바 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일본은 올림픽에 각국 정상을 초대해 흥행을 도모하는 것보다는 코로나 방역 등 상황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방일을 위해 일본이 무언가를 양보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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