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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시간 5주 줬는데···김학의 출금 수사는 '일시 정지' 왜

중앙일보 2021.06.15 05:00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김오수 검찰총장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공수처]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김오수 검찰총장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공수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출금) 혐의로 기소된 이규원 검사(당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이 15일 열린다. 재판부는 1차 공준기일에서 관련 사건 처리를 위해 5주의 시간을 줬다. 하지만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진행하는 관련 수사는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수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검찰 요청보다 2주 더 준 재판부, "수사 마감시한 준건데…"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선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자격모용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이 검사와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받는 차 본부장 사건의 2차 공준기일을 진행한다.
 
검찰은 지난달 7일 1차 공준기일에서 연계된 사건 처리를 위해 2차 공준기일을 3주 뒤에 열자고 제안했다. 밀접한 관련 사건을 병합해 재판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보다 2주의 말미를 더 둔 이날을 2차 공준기일을 잡았다. 때문에 법조계에선 재판부도 관련된 사건들의 병합을 염두에 두고 사건 처리 마감시한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성윤 기소만 이뤄져…'일시정지'된 관련 수사 

하지만 1차 공준기일 이후 현재까지 수원지검이 이성윤 서울고검장을 수사 외압 혐의로 추가 기소한 것 이외에 마무리된 사건은 없다. 관련 사건은 각각 수원지검과 중앙지검, 공수처에서 수사 중이다.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이 앞서 기소한 차 본부장·이 검사와 공모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대검에 추가 기소 방침을 보고한 상태다. 또 이들의 '윗선'이었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현 검찰총장),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 등에 대한 공모공동정범 성립 여부도 따져보고 있다. 하지만 수사팀의 보고를 받고도 대검 수뇌부는 한 달 넘게 판단을 미루고 있다. 그 사이 수사팀 입장에서 대검을 설득해왔던 오인서 전 수원고검장은 사표를 냈고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 수뇌부와 수원지검 지휘부는 친정부 성향으로 평가받는 검사들로 채워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는 이 검사와 이 비서관 등을 상대로 청와대발 기획 사정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기획 사정' 의혹은 정권 실세 연루 의혹이 있던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이 검사 등이 ‘김학의 성접대 의혹’을 왜곡·과장해 특정 언론에 흘리고 그 결과 전·현직 검찰 간부들에게 명예훼손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6월 검찰에 고소했다. 이 검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주가 돼서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가 5월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가 5월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는 이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작성 의혹과 이를 특정 언론에 유출한 혐의로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최근 이 검사를 세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지만 기소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김학의 출금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윤대진 검사장 등 현직 검사 3명에 대한 사건도 갖고 있다.
 
공수처는 검찰에 이성윤 고검장과 더불어 수사외압 의혹에 연루된 문홍성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당시 반부패 선임연구관) 등 현직 검사 3명의 사건을 '재재이첩'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첩 반대 의견을 대검에 전달했지만, 대검은 아직 공수처에 공식 답변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통해 수사팀이 해체될 경우 사건 처리는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조국 관여' 공소장 변경 신청 받아들일까

2차 공준기일에서는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일지가 관심이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주 이 검사와 차 본부장의 공소장에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관여한 정황을 포함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조국 전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등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이성윤 고검장 사건과의 병합 여부도 이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이 고검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하며 이 검사와 차 본부장 사건에 병합해달라고 신청했다. 이후 법원은 재정 합의를 거쳐 이 고검장 사건을 이 검사와 차 본부장 사건과 같은 재판부에 배당했다.
 
재판부가 현재 검찰과 공수처간 갈등의 핵심인 '기소 유보부 이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지도 주목된다. 재판부는 1차 공준기일에서 "너무 멀리 가기 전에 판단을 밝히겠다"고 했다.
 
강광우·김민중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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