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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 접종한 백신, 알고보니 ‘식염수’…“누가 맞았는지도 몰라”

중앙일보 2021.06.15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국군대구병원에서 지난 10일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화이자 백신 단체접종 과정에서 접종 담당자의 실수로 6명이 백신 원액이 거의 섞이지 않은 ‘맹물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군병원 투약 실수, 장병이 제보
당일 접종자 21명 중 6명에 놓아
전원 재접종 통보…10명 다시 맞아

14일 제201 신속대응여단에 복무하고 있다는 한 장병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 페이스북에 “지난 10일 국군대구병원에서 단체 접종을 했는데 일부 인원이 식염수만 들어간 주사를 맞았다”며 “병원에서 재접종 통보가 왔지만 누가 식염수만 들어간 백신을 맞았는지 몰라 전원 재접종하라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 장병은 “당일 21명의 장병이 접종을 완료했는데 15명은 정상적으로 백신을 접종받았고, 6명은 식염수 주사를 맞았는데 현재 병원에서 정상적인 백신 접종자와 식염수 접종자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태 책임이 있는 병원 측은 일언반구 사과도 없이 너무 많은 인원을 접종하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말과 두 번 맞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병원 측의 논리가 과연 민간인을 상대하는 곳이었어도 통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군에 따르면 이 장병이 올린 글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 백신은 통상 1바이알(병)당 6∼7명에게 투약할 수 있다. 백신 원액이 담긴 병에 식염수를 주사기로 주입해 희석한 뒤 접종이 이뤄진다.
 
그런데 접종 담당자가 이미 용법대로 사용을 마쳐 소량의 원액 잔량만 남은 백신 병을 새 병으로 착각해 식염수를 다시 넣어 6명에게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병원 측은 당일 투약 실수를 인지하긴 했으나 재접종이 필요한 장병 6명이 누구인지를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군은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같은 시간대에 접종한 장병 21명을 모두 재접종이 필요한 인원으로 분류했고, 21명 가운데 재접종을 희망한 10명만 다시 백신을 맞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국군의무사령부 측은 “재접종자들에게 하루에 3번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특이 증상을 보이는 인원은 없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군 접종기관 및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조제 절차에 대한 재교육과 절차 준수를 강조했다”고 해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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