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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인터넷 대장주 꿰차나…네이버 시총 턱밑까지 추격

중앙일보 2021.06.14 18:04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콘텐트 플랫폼이 아닌 주식시장에서다. 후발주자인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14일 네이버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날 장중 한때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우선주 제외)에 올라서기도 했다. 시총 3위를 차지하기 위한 두 기업의 자리다툼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2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직원 간담회를 열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2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직원 간담회를 열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네이버와 시총 격차 3000억원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7000원(5.17%) 오른 14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다. 장중 한때 14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7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 기간 외국인이 1754억원어치 순매수한 덕에 주가는 14.9% 올랐다. 
 
제대로 탄력을 받은 주가 덕에 카카오 시가총액이 63조2600억원으로 불어나며 시총 3위인 네이버(63조5699억원)와의 격차를 3000억원대로 좁혔다. 네이버 주가는 이날 3.89% 올랐다. 그런데도 연초 약 13조원대에 달했던 두 회사의 시총 차이가 6개월 만에 4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두 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상승 곡선을 탔다. 비대면(언택트)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올해 들어선 카카오의 오름세가 더 가팔랐다. 올 초 대비 카카오 주가는 79% 치솟은 반면, 네이버는 32% 오르는 데 그쳤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쇼핑(커머스)·광고 사업의 성장세가 카카오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단행한 액면분할도 영향을 끼쳤다. 그 전까지 가격 부담에 쉽사리 접근하지 못했던 개인들이 주식 매집에 나서면서다. 실제 액면분할 이후 시가총액이 14조원가량 불어났다. 
 
무엇보다 카카오 주가 고공행진의 든든한 동력은 자회사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증시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해 이달 말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예정대로 심사를 통과하면 올여름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카카오가 지분 40%를 보유한 카카오손해보험은 지난 10일 금융위원회의 보험업 영업 예비허가를 받았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 최초로 보험업에 진출하게 된다"며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가입, 플랫폼을 통한 간편 청구 등 디지털 보험사의 편의성과 차별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분당 사옥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분당 사옥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 79% 뛸 때 네이버 32% 상승 

반면 네이버는 비용 부담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크게 늘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네이버의 상대적인 주가 부진은 비용 증가에 따른 이익 증가율 둔화 탓"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네이버의 지난해 개발·운영비가 전년보다 16.3%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연봉 인상과 주식 보상비용 증가로 전년 대비 29.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가 네이버 시총을 앞지르는 건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인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공모 절차가 가시화하면 주가가 힘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적 성장세도 차이가 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784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72% 증가한 수치다. 반면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1% 늘어날 전망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개선의 강도가 경쟁사를 압도하는 데다, 자회사 IPO에 따른 재평가도 기대돼 카카오 주가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시총 3위 자리를 놓고 국내 인터넷 양대 산맥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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