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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과 암호화폐가 대선 화두로? 이준석 바람 공약에도 불까

중앙일보 2021.06.14 17:55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암호화폐에 100만원을 투자했다가 나흘 만에 20만원을 ‘날렸다’"고 실토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0일 페이스북에 “가상자산 시장을 어떻게 해야할까요?”라는 질문을 올렸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정치권에선 생소하던 화제인 암호화폐를 놓고 여야 주요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이슈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장풀)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비트코인에 100만원을 투자했다가 나흘 만에 20만원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현장풀)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비트코인에 100만원을 투자했다가 나흘 만에 20만원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2030세대의 정치적 입김이 커지면서 대선주자들의 공약에도 바람이 일고 있다. 과거 대선 공약 가운데 청년을 대상으로 한 공약은 일자리 대책, 저출산 대책 등 시혜적 수준의 대책으로 느슨하게 짜인 경우가 많았다. 투표에 적극적인 노년층에 대한 공약과 비교할 때 내용이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왔다.  
 
최근엔 청년층이 먼저 적극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 이들은 ‘현금성 복지’ 대신 특정 어젠다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대선 주자들에게 요청한다. 지난달 17일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성년의날 기념 20대 초청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청년들은 더 이상 돈 준다는 공약에 속아서 표를 주지 않는다”고 성토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복지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놨던 여권 대선 주자들을 향한 직격탄이었다.
이에 야권 대선주자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악성 포퓰리즘을 배격하는 청년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여야 대선주자들은 병역과 젠더이슈 등 청년층의 관심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의 97세대 대선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최근 저서에서 제안한 모병제, 남녀를 불문하고 전 국민이 기초군사훈련을 받도록 한 남녀평등군복무제가 대표적 사례다.  
 
박 의원의 주장을 두고 “‘이대남(20대 남자)’ 표심을 잡기 위한 무리수”란 비판도 제기됐지만, 203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갑론을박이 벌어는 등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5일 “모병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라고 화답하며 “사병으로 징집된 남성들에겐 제대할 때 3000만원의 사회출발자금을 주자”는 주장을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나타내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정리도 대선 주자들에겐 숙제다. 1분기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신규 개설 계좌 중 20대가 34.4%, 30대가 32.4%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등 젊은 층의 관심이 뜨거운 이슈여서다. “코인으로 선거 몇 번 치를 정도는 벌었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부가 코인 시장 간섭 안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자 청년층은 열광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단속과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여권 대선 주자들도 입장 정리를 강요받게 됐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0일 페이스북에 “가상자산 시장 어떻게 해야 할까요”란 질문을 올렸다. 경쟁 주자들의 다른 공약에 날선 비판을 쏟아온 모습과 달리 유보적인 태도를 취한 셈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단속하고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해온 이낙연 전 대표도 지난 달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투자자의 60% 가량이 청년인 만큼, 이 시장이 없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가상자산 과세를 1년 연기해야 한다”는 공격적 주장을 펼쳤다. 이 지사는 지난달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코인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데 1년 때문에 젊은이에게 상실감이나 억울함을 줄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성지원·송승환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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