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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내과·외과 협진, 내시경 치료로 만성 소화기 질환·조기 위암 잡아

중앙일보 2021.06.14 00:04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 의료진이 위장관 기질성 종양(GIST) 환자의 내시경 수술을 위해 치료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준길·장연수·김성환·조영관 교수. 김동하 객원기자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 의료진이 위장관 기질성 종양(GIST) 환자의 내시경 수술을 위해 치료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준길·장연수·김성환·조영관 교수. 김동하 객원기자

 건강검진에서 조기 위암 1기 진단을 받은 김영무(가명·64)씨는 위를 최소 절반 이상 절제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김씨는 위 절제가 두려웠다. 위를 잘라내지 않고 치료를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지난 4월 강남차병원을 찾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과·외과가 함께 수술하는 ‘하이브리드 노츠’로 위를 잘라내지 않고 조기 위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하이브리드 노츠는 내시경과 복강경, 다빈치 로봇 수술을 융합한 위암 치료법이다. 위 내시경으로 종양의 위치를 확인한 뒤 위벽을 도려내고, 복부에 절개한 작은 구멍을 통해 도려낸 위벽 안의 종양을 제거한다.
 

[센터 탐방]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

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와 소화기외과 교수진은 한자리에 모여 김씨의 종양 위치와 침범 깊이, 림프샘 전이 여부, 위벽 절제 범위와 위치 선정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그런 다음 500원 동전만 한 크기 정도의 위벽만을 도려내 종양을 제거했다. 김씨의 주치의인 소화기외과 장연수 교수는 “김씨는 수술 전후 식사량 차이가 없고 영양 문제나 소화불량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하이브리드 노츠는 위암 환자의 위를 보존해 삶의 질을 개선한다”고 말했다.
 

이달 센터 확장과 함께 의료진 확충

 
소화기 질환에서 첨단 내시경 치료의 요람으로 주목받고 있는 강남차병원이 이달 소화기병센터의 규모를 확장해 문을 열었다. 340평 규모에 6개의 내시경 검사실과 9개의 진료실로 공간을 확충했다. 중환자실을 포함한 별도의 소화기 병실을 운영한다. 소화기내과 김성환 교수는 “강남차병원의 절반 가까이 되는 공간을 소화기병센터로 활용하면서 더 많은 첨단 장비와 이를 운용하는 의료진을 확보해 소화기 질환 치료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원스톱으로 진단·치료를 받는다. 한 번 내원으로 전문의가 수행하는 내시경·영상 검사를 받는 등 신속하고 정밀한 치료 경험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차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과·외과 협진으로 하이브리드 수술을 시행하는 등 대형 병원에서는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치료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소화기병센터 확장을 계기로 환자들도 완치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 기회를 폭넓게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는 확장과 함께 최첨단 내시경 장비를 다양하게 구비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김 교수는 “치료의 시작은 정확한 진단으로, 소화기 질환에서는 그 도구가 내시경”이라며 “고품질의 첨단 장비를 제대로 갖춰 운영하는 곳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남차병원이 국내에서 최초 도입한 현미경 내시경은 위·대장·식도·담도 등 소화기 질환의 진단·치료에 사용하는 장비다. 내시경 카메라 끝에 1000배까지 확대해 보는 현미경 내시경을 부착해 전문의가 병변 세포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암세포 분화도까지 판단하므로 조직검사 없이 종양의 악성 여부를 판단한다. 김 교수는 “병변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절제할 수 있으므로 수술 흉터가 없고 입원을 필요로 하지 않아 환자는 빠르게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소화기병센터에는 소화관 운동 기능 검사를 진단하는 엔도플립과 고해상도 식도 내압검사, 캡슐 내시경, 이중풍선 소장 내시경, 최신 복부 초음파 장비, 비침습적 간 섬유화 진단기를 갖췄다.
 
소화기병센터 확장으로 센터에는 15명의 교수진과 6명의 전문 간호사, 13명의 내시경실 간호사 등 전문 의료진도 확보했다. 소화기내과 교수진은 모두 소화기 내시경 세부 전문의로, 내시경 치료 전문가다. 소화기외과 교수진 역시 대학병원 교수로서 15년 이상의 임상 경험이 있는 숙련된 전문의를 초빙했다.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는 앞선 내시경 치료 기술로 난치성 식도불안증과 위식도역류증, 위장관 기능 질환 치료에서 신기술을 도입해 보편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컨대 장기간 약물치료에도 속 쓰림, 소화불량 등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만성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는 항역류 내시경 치료의 하나인 ‘스트레타’ 시술을 적용한다. 식도 벽에 전류파를 흘려보내 화상을 입혀 조임근 역할을 탄탄하게 해주는 치료법이다. 김 교수는 “위-식도 접합부 근육의 퇴화나 해부학적 변형이 있는 환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난치성 질환 치료 신기술·장비 도입

 
희귀병 중 하나로 식도 괄약근이 조여져서 펴지지 않는 ‘식도근 이완불능증’에는 ‘경구 내시경 식도근 절제술’을 적용한다. 내시경으로 식도 점막에 구멍을 내 식도 근육을 절개하는 치료법이다. 희귀병임에도 이에 대한 치료 데이터를 차병원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게 병원의 설명이다. 장연수 교수는 “차병원 그룹은 산하에 바이오벤처기업을 두고 줄기세포·백신 개발 같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며 “이런 혁신적인 문화가 병원의 치료시스템에도 적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는 위암, 식도 이완불능증과 난치성 역류성 식도염, 염증성 장 질환, 만성 간염, 대사비만수술 클리닉, 담석 클리닉, 성인 탈장 클리닉, 대장항문 클리닉을 통해 만성 소화기 질환부터 소화기암까지 정복한다는 계획이다. 6월 말에는 유방암과 갑상샘암을 중심으로 한 외과 센터도 문을 열 예정이다. 장 교수는 “소화기병센터와 함께 중증 질환 분야를 강화한 외과 센터가 문을 열면 여성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최고의 여성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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