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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 “춤 많이 추는 게 진짜 목표”

중앙일보 2021.06.14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박세은

박세은

“무대에서 어떻게 했나 생각하느라 그동안은 실감이 안 났어요. 이제야 ‘내가 정말 에투알이 됐구나’ 하고 느껴져 행복해요.”
 

352년 역사 파리오페라발레단
아시아인 최초 수석무용수 승급
“로미오와 줄리엣 끝나니 실감”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POB)의 에투알(Étoile,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발레리나 박세은(32·사진)은 13일 전화 인터뷰에서 “공연에 100% 몰입해 있어서 이제야 승급이 실감 난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아시아 무용수 최초로 352년 역사의 발레단에서 에투알이 되고도 직전의 무대와 춤을 복기하고 있었던 천생 무용수다. POB의 단원 등급은 카드릴(군무)에서 시작해 코리페, 쉬제, 프리미에 당쇠르, 에투알로 나뉜다. 에투알은 박세은까지 여성 10명, 남성 6명이다.
 
지난 10일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뒤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 수석무용수 ‘에투알’로 지목된 순간의 박세은(가운데 붉은 옷). [사진 파리오페라발레]

지난 10일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뒤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 수석무용수 ‘에투알’로 지목된 순간의 박세은(가운데 붉은 옷). [사진 파리오페라발레]

박세은은 파리오페라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마치고 에투알로 지명됐다. 본인에게는 미리 알리지 않고 예술감독과 극장장이 무대에 올라 발표했다. 박세은은 “잡생각 없이 맡은 역(줄리엣)에 몰두해야만 했기 때문에 승급 생각은 전혀 하지 않던 차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관객이 있는 무대가 1년 반 만이었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첫 출연이었다. 그는 “감정을 완전히 쏟아내서 후회가 전혀 없는 공연 끝에 승급 소식을 들어 기쁨이 더 컸다”고 했다.
 
10년 전 POB에 오디션을 치르러 갔던 박세은은 “목표가 에투알이었던 것은 아니다”며 “춤출 기회를 많이 받고, 춤을 많이 추는 일이 진짜 목표였다. 지금도 그렇다”고 했다.
 
2011년 연수생으로 입단해 군무부터 시작한 박세은은 빠르게 승급했다. 이듬해에 정단원, 2013년 1월 코리페, 11월 쉬제로 올라갔다. 2016년 11월에는 프리미에 당쇠르로 승급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박세은은 “이곳 무용수들의 춤을 존중했다”고 했다. “내 춤은 러시아의 바가노바 메소드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여기에 와서 춤이 바뀌어야 한다고 확신했다. 고민도 많고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춤을 춰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열 살에 발레를 시작한 박세은은 일찌감치 주목받았던 실력파다. 2006년 미국 잭슨 콩쿠르 은상에서 시작해 스위스 로잔 콩쿠르 1위,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 금상을 받았고 2018년 6월엔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의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받았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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