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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장 만난 상의 회장단 “상속세 분납 5→10년 해달라”

중앙일보 2021.06.11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상속세 개편 논의에 불을 댕겼다. 10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회관을 찾아온 김대지 국세청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다.
 

12가지 세제 개선 건의사항 전달
납세분쟁 제로화 TF 구성도 제안
김대지 청장 “경영계 뜻 듣겠다”

이날 최 회장은 김 청장에게 “아무리 좋은 (세금 관련) 제도라도 기업 현장과 맞지 않으면 당초 취지 달성이 어렵다”며 상속세 납부기간 연장 등 12가지 세정·세제 개선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이 자리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등 대한·서울상의 회장단 14명이 함께 참석했다.  
 
김 청장에게 전달된 문서에 적힌 12가지 건의사항 중 상속세 관련 항목은 두 건이다. 현재 상속세는 최대 5년에 걸쳐 나눠낼 수 있는데, 이를 10년으로 늘려달라는 게 하나의 요구안이다. 또 사망자의 기부 내역을 상속세 공제에 반영하는 해석 조건을 완화해달라는 내용도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 문제와 관련된 일이어서, 경영계에선 최 회장의 발언 수위와 김 청장의 반응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대한상의는 삼성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걸 경계하는 분위기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삼성도 주요 사례로 꼽히긴 하지만, 대학 기부금이나 현물 사회 환원 등이 공제 요건으로 인정받지 못한 기업가의 가족도 많다”며 “중소기업 가업 상속에서의 애로사항도 반영된 요구안”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도 공개 발언에서 ‘상속세’나 ‘삼성’ 등 특정 법안과 기업을 언급하진 않았다. 대신 건의 문건에 상속세 개선 요구안을 ‘기업현장의 애로 개선’ 항목으로 구분하고 ‘현장’이란 말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흔히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하는데 현장을 잘 아는 국세청과 경제계가 더욱 자주 소통하고 협업했으면 한다”며 “기업 현장에 맞게 납세서비스를 선진화하고 기업은 성실납세 풍토를 확립해 성장과 재정 확충이 선순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경영계 뜻을 지속적으로 듣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대한상의는 또 조세법령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분쟁이 일어나는 점을 개선해달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공무원과 납세자 간 해석이 달라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분쟁 예상 사안들을 발굴해 합리적 유권해석을 내리고, 법률 개정 필요 사안도 함께 논의하는 ‘국세청-경제계 납세분쟁 제로화 TF’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밖에 정기 세무조사 시작 통지 시점을 15일 전에서 30일 전으로 늘리는 방안,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인정 범위 확대, 대기업에도 모범납세자 포상 기회 제공 등이 건의 사항에 담았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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