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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댄스 초청된 김정남 암살영화, 영진위는 왜 예술영화로 안볼까

중앙일보 2021.06.11 00:02 종합 14면 지면보기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영화진흥위원회가 김정남 암살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암살자들’(사진)을 예술영화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정작 세계적 권위의 독립영화제인 미국 선댄스영화제는 이 작품을 초청해 ‘북한 눈치 보기’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창성·미학적 가치 없다고 판단
수입사, 상영관 확보 등 불이익
정치권 “북한 눈치보기” 지적 나와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실이 영진위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1 예술영화 불인정 사유’ 자료에 따르면 영화 ‘암살자들’은 지난달 영진위로부터 예술영화 불인정 통보를 받았다. 영진위는 해당 영화에 대해 “영화적으로 작품이 독창성이 있거나 뛰어난 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사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암살자들’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트남 여성과 인도네시아 여성이 독극물로 김정남을 살해한 사건을 재구성해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정남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이다. ‘암살자들’은 2014년 제30회 선댄스영화제에서 다른 영화로 감독상을 받은 라이언 화이트 감독이 연출하고 미국 제작사가 제작했다.
 
예술영화로 인정받지 못하면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에서 상영이 어렵다. 물론 일반 극장에서 상영은 가능하지만 저예산 독립영화의 경우 대형 배급사와 제작사가 홍보하는 상업영화에 밀려 상영관 확보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수입·공동 배급사 더쿱과 왓챠, 제공사 KTH는 “불인정 사유와 명확한 심사기준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김승수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영진위는 지난 2017년부터 6월 현재까지 총 400건의 영화에 대해 예술영화 불인정 통보를 했다. 배급사 측은 “‘암살자들’은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첫 공개 돼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으로,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작품성으로 호평받은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라며 심사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북한 눈치 보기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승수 의원은 “‘김일성 회고록’은 허용하면서 영화 ‘암살자들’은 (예술영화가) 안 된다고 한 건 예술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문화예술까지 북한 눈치를 보며 이중 잣대로 판단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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