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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규제 풀어 '면세산업 굴기'…세계1위 韓은 규제로 정체"

중앙일보 2021.06.10 17:12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열린 ‘포스트 코로나시대, 국내 면세점 산업의 변화와 과제’ 포럼이 열렸다. 사진 한국면세점협회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열린 ‘포스트 코로나시대, 국내 면세점 산업의 변화와 과제’ 포럼이 열렸다. 사진 한국면세점협회

 
“중국은 규제를 개선해 면세산업 굴기를 본격화하고 2023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 건설 등 해외 여행객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주요 시장인 동시에 경쟁자로 그 위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국내 면세점 산업의 변화와 과제 포럼


 
이갑 한국면세점협회장은 10일 "한국 면세산업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주변국과의 시장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열린 ‘포스트 코로나시대, 국내 면세점 산업의 변화와 과제’ 포럼에서다. 한국면세점협회, 중앙일보, 한국관광학회 및 한국관세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코로나로 롯데·신라 매출 줄 때 中 기업은 늘어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 면세산업이 위기라고 한목소리로 진단했다. 발제에 나선 면세 전문지 ‘무디데빗리포트’의 마틴 무디 회장은 특히 하이난성을 중심으로 한 중국 면세산업의 성장에 주목했다. 한국 면세산업이 어려운 상황에도 선방한 것은 꽤 고무적이지만 중국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부분은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면서다.

 
전세계 주요 면세점 매출액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전세계 주요 면세점 매출액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국 면세시장 규모는 2019년에 24조원으로 세계 1위였지만,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5조원으로 급감했다. 2위 중국과의 격차 역시 상당 부분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 기간 세계 2, 3위 면세업체인 한국의 롯데와 신라는 매출이 30%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의 CDFG(China Duty Free Group)는 세계 면세 기업 중 유일하게 성장(8.1%)하면서 1위에 올랐다. 
 

중국 면세특구인 하이난성( 海南省)의 성장은 폭발적이다. 지난해 7월(1~27일) 하이난성 면세점의 쇼핑객은 28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했고, 1인당 객단가도 이 기간 3544위안에서 7896위안으로 늘었다. 당시 면세한도를 3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으로 늘리면서다. 하이난 방문 180일 이내에 온라인에서 면세상품을 구매하면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하이난 당국은 올해 면세점 매출이 전년보다 80% 증가한 100억 달러, 2025년엔 4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는 “하이난성이 한국 면세점 주요 고객인 중국 관광객을 흡수해 한국 면세 및 관광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면세품 온라인 판매 허용해야”

주요국가 면세한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주요국가 면세한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날 토론회에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2014년부터 8년째 600달러(약 67만원)인 면세한도를 높이고, 세계 유일한 규제인 구매한도(5000달러)도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김재호 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을 반영해 면세한도를 2000달러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김형곤 세종대 교수는 “해외직구가 일상화됐고 세금 징수 안전장치도 있는 만큼 구매한도를 폐지하거나 전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허제도 문제도 거론됐다. 정부는 면세사업자에 특허기간 5년을 두고 갱신횟수를 제한하는데 신규 투자나 협상력 등 안정적인 사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재필 숭실대 교수는 “국산품과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서도 해외 거주 외국인에 대해 온라인 면세품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광민 한국문화연구원 부연구위원도 “국산품을 온라인 채널에 입점시켜 비대면 쇼핑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재식 관세청 보세산업지원과장은 “해외거주 외국인 온라인 역직구 등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포럼을 주최한 고용진 의원은 “한국 면세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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