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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4개월 만에 은행 가계대출 감소…공모주 열풍 착시 효과

중앙일보 2021.06.10 12:00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끌어다 쓴 돈이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공모주 증거금이 대거 반환되면서 착시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기업대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줄어들면서 증가 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1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2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1조6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2014년 1월(-2조2000억원) 이후 7년 4개월 만이다.
 
가계대출 하락을 견인한 것은 신용대출이 대부분으로 구성된 기타대출이다. 지난달 가계의 기타대출 잔액은 276조원으로 전달보다 5조5000억원 줄었다. 2004년 속보치 집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기타대출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 4월 말 진행된 SK아이테크놀로지(SKIET)의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 지난달 초 반환됐기 때문이다. 통상 증권사들은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 기준 두 번째 영업일에 청약 증거금을 돌려준다. 신용대출을 내 증거금을 넣었던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이를 돌려받은 뒤 은행 신용대출을 갚으며 가계 대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청약증거금용으로 실행된 뒤 반환한 대출 규모는 8조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가계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47조2000억원으로 전달보다 4조원 늘었다. 증가 폭은 전달(4조2000억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5월 증가액 기준으로 2009년 속보 작성 이후 증가 규모로는 네 번째로 컸다.
 
이는 아파트 매매와 전세 등에 따른 자금 수요가 여전히 높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3000호를 기록해 전달(6만1000호)보다는 다소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거래량도 3만3000호를 기록해 전월(4만4000호)보다 감소했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1017조1000억원)은 한 달 만에 5조7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전달(11조4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보다 8000억원 줄어든 174조2000억원이었다. 운전자금 수요가 줄어든 데다, 기업들이 지난 3월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갚은 일시상환분을 다음 달 다시 취급하는 등 지난달 크게 늘어난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6조5000억원 늘어난 84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폭은 전달(9조50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은행과 정책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융 지원을 계속했지만, 운전자금 수요가 줄어들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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