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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 靑출신 캠프 금지령···최재성·강민석, 러브콜 거절

중앙일보 2021.06.10 05:00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게 사실상의 대선 경선캠프 참여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복수의 여당 인사들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내부 사정에 밝은 여권의 핵심인사는 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는 정치인 출신의 참모들에게 일일이 ‘대선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는 절대로 특정 후보 캠프에 가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에 가까운 당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선 후보 경선에 ‘문심(文心)’ 논란이 개입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날 중앙일보에 “비문(非文)으로 분류되던 송영길 대표가 당선됐던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때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일체의 개입을 하지 않았다”며 “이는 대선 경선을 치러야 할 여당 지도부 선출에 청와대의 입김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인사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특정 캠프와 연관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일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게도 개별적으로 ‘주의’에 가까운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경선을 돕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8일 페이스북에 “특정 캠프에 합류했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치인 최재성이 진심으로 모신 정치인은 문재인 대통령님이 유일했고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철희 정무수석비서관이 4월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오르며 최재성 전 정무수석과 교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희 정무수석비서관이 4월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오르며 최재성 전 정무수석과 교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전 수석외에 강민석 전 대변인 등 최근 청와대를 떠난 인사들도 민주당 각 대선주자 진영의 러브콜을 같은 이유로 모두 거절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청와대 참모 출신들을 영입하려는 각 캠프의 움직임은 친문(親文)의 지지를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도 이러한 의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청와대를 떠난 참모들의 거취에까지 민감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출신의 한 여당 의원은 “‘문심이 특정후보로 갔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을 여러 채널을 통해 듣고 있다”며 “일각에선 비문이라는 이유로 ‘이재명 배척론’도 나오지만 문 대통령은 오히려 이 지사를 더 배려해 균형을 맞추려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권의 다른 핵심 인사도 “지자체 관련 정책 결정 때 문 대통령이 참모를 따로 보내 이 지사에게 직접 설명하도록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선 문 대통령이 정치 사안 자체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참모들에 따르면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치보다 정책적 성과에 주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왼쪽부터).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왼쪽부터). 연합뉴스

 
이와 관련 이철희 정무수석은 지난 8일 방송 프로그램에서 “당ㆍ정간, 야당과는 충분히 소통하되 오해받을 일은 하지 말라”는 문 대통령의 내부 지시사항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특히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게 되면 청와대가 무심코 한 일도 오해받을 수 있고 선거개입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은 두 번 세 번 생각해보고 극도로 자제하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최근 ‘나는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고자 한다’는 취지의 말을 자주 하고 있다”며 “선거철을 앞두고 일 수 있는 각종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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