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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수박이 작아졌네”···1㎏도 안된다, 1인가구 홀린 이 수박

중앙일보 2021.06.10 05:00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고객이 수박을 고르고 있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고객이 수박을 고르고 있다. [사진 롯데마트]

# 40대 주부 이은진씨는 최근 더위도 식힐겸 동네마트에 수박을 사러갔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씨는 “수박 크기가 많이 작아졌다”며 “어렸을 때는 청과시장에서 머리통만한 수박을 샀던 것 같은데 지금은 훨씬 작아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예전보다 1~2㎏ 작은 수박이 잘 팔려 

무더위가 시작되며 여름철 과일인 수박이 제철을 맞았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씨의 말은 사실이다. 몇해 전만해도 여름에 나는 수박은 7~8㎏짜리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1~2년 사이 5~6㎏짜리 중소형 수박이나 아예 3㎏ 미만의 미니 사이즈 수박이 잘 나간다. 실제로 이마트에서 5㎏ 미만 수박 매출 비중은 2015년 4%에서 2020년 15% 내외로 5년새 4배 가까이 늘었다. 롯데마트도 전체 수박 중 3㎏ 미만 수박의 매출 구성비가 2019년 4.4%에서 2020년에는 7.6%까지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큰 수박을 잘라 조각으로 판매하는 조각 수박 매출이 전체 수박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했다.
 
이마트 5kg 미만 수박 매출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마트 5kg 미만 수박 매출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소형이나 미니, 혹은 조각 수박 매출 증가는 1~2인 가구가 늘어난 게 결정적인 이유다. 이마트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보편화되면서 중소형 수박의 인기가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2020년 말 기준 1인 가구는 900만 가구를 넘어섰고,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2.6%로 높아졌다. 신한솔 롯데마트 수박 바이어도 “과거에는 온 가족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8~10㎏의 대형 수박이 인기였다면 요즘은 너무 큰 수박은 선호하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가락도매시장에서도 ‘기타 수박’으로 잡히는 5㎏ 미만 수박의 반입량은 2014년 50톤에서 2020년 300톤으로 대폭 증가했다. 신한솔 롯데마트 바이어는 "3~4년 전부터 품종을 개량한 중소형 수박이 나오기 시작했고 요즘은 수박의 맛과 식감도 예전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요즘 중소형 수박은 흑미수박(6~7㎏), 블랙망고수박(2~3㎏), 애플수박(900g) 등이 꼽힌다. 
 

작게 품종 개량…아삭한 식감은 높여   

흑미수박은 과피가 일반 수박에 비해 짙은 검녹색으로 아삭한 식감과 당도가 높다. 블랙망고 수박은 겉은 검고, 노란색 과육이 특징으로 2~3인이 한 번에 먹기에 적당한 크기다. 애플 수박은 과피가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수박은 5~8월 제철이 되면 각 마트에서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지난해 기준 국민 1인당 과일 소비량이 수박은 8.5㎏로 감귤(12.8㎏) 다음으로 많았다. 
 
2020년 주요 과일별 1인당 연간 소비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20년 주요 과일별 1인당 연간 소비량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렇다보니 여름이면 대형마트는 수박 판매 경쟁을 펼치곤 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까망 애플수박을 6만통 이상 판매했다. 올해는 기획 물량을 25만통으로 대폭 늘렸다. 롯데마트는 코로나19로 집콕(집에 머물기)이 늘면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이색 과일이 인기가 많은 점에 착안해 이색 수박 모음전을 하고 있다. 특히 블랙망고 수박이 잘 팔린다. 지난 5월 매출이 전년 대비 50%가량 신장했다.
 
이마트 서울 성수점에서 한 점원이 까망 애플수박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 이마트]

이마트 서울 성수점에서 한 점원이 까망 애플수박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 이마트]

 

7~8월에 단 수박 많이 출하돼  

홈플러스는 당도 높은 수박만 모아 승부를 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수박통을 두르릴 필요없이 일정 당도 기준을 통과한 단 맛의 수박만 판매하고 있다”며 “특수 재배법으로 일반 수박보다 당도가 월등히 높은 초고당도 수박은 홈플러스에서만 판매 중”이라고 강조했다. 각 마트에 따르면 수박은 제철인 7~8월이 될수록 달고 식감도 더욱 아삭해진다. 김철용 신세계백화점 청과 바이어는 “6월에는 하우스재배로 출하되는 중소형 수박이 많고, 본격적인 여름철로 갈수록 충분한 일조량을 받아 맛과 식감이 좋은 수박이 많이 출하된다. 크기도 7~8㎏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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