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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거래소' 막아라…암호화폐거래소 위장·차명계좌 전수조사

중앙일보 2021.06.09 17:43
9일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실시각 거래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9일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 강남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실시각 거래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암호화폐거래소 관리ㆍ감독의 끈을 조이기 시작했다. 이달부터 넉 달 동안 위장 계좌나 타인 명의의 집금계좌(돈을 거둬 모아두는 목적의 계좌)를 만들어 고객 자금을 모아둔 거래소를 단속한다. 불법 금융거래가 적발된 계좌는 곧바로 금융거래를 차단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9일 자금세탁방지제도 검사를 위탁한 금융감독원 등 11개 검사·수탁기관과 회의를 열고 모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가상자산사업자(암호화폐거래소)의 위장 계좌나 타인 명의 집금계좌를 매달 전수 조사한다고 밝혔다. 조사 기한은 이달부터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이 시행되는 오는 9월까지다.  
 
전수조사 대상은 금융당국의 눈을 피해 ‘꼼수’ 계좌를 만든 중소형 암호화폐거래소다. 현재 은행과 계약한 실명계좌를 쓰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을 제외한 암호화폐거래소는 집금계좌를 쓴다. 거래소 명의 법인계좌 하나로 투자자들의 자금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당국이 암호화폐거래소의 계좌를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9월 24일까지 실명계좌를 활용한 암호화폐거래소 신고를 의무화하자 타인 명의나 위장 제휴업체 계좌를 활용한 편법이 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게 암호화폐거래소 명의가 아닌 위장 계열사나 제휴 법무법인 명의로 집금계좌를 운영하는 식이다. 또 상품권 서비스업체와 제휴를 맺고 전자상품권만으로 거래해 사실상 제휴업체 계좌를 집금계좌로 운영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은행과 달리 감시 모니터링이 약한 상호금융 등 소규모 금융회사 계좌를 집금계좌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불법 금융거래를 하는 암호화폐거래소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전수조사 결과 거래목적과 상이하게 운영하는 암호화폐거래소의 위장계좌나 타인계좌에 대해선 금융거래를 거절하거나 종료시킨다. 사실상 차명계좌로 불법 금융거래를 해온 소규모 거래소는 문을 닫을 수 있다.   
 
금융위가 이처럼 감시를 강화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특금법 신고기한 만료일까지 한시적으로 영업하면서 고객 예치금을 빼돌리고, 사업을 폐쇄하는 '먹튀 거래소'가 늘어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암호화폐거래소의 집금계좌에 대한 금융사의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상자산사업자 집금계좌에서 타인계좌나 개인계좌로 예치금 등 거액이 이체되는 등 의심스러운 거래가 있으면 금융사는 바로 의심거래로 FIU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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