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부남이 내 딸을 만나?" 감금폭행 후 구덩이 파묻은 가족

중앙일보 2021.06.09 16:50
청주지법. [연합뉴스]

청주지법. [연합뉴스]

 
미혼인 자신의 딸과 사귀는 유부남에게 결별을 요구하며 땅속에 파묻어 협박한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잘살아 보겠다"는 말에 격분 폭행·감금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청주지법 형사4단독 이호동 판사는 특수상해, 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받도록 명령했다. 범행에 가담한 A씨의 아들(23)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A씨 친형 2명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A씨의 딸은 미혼인 상태에서 아내와 자녀가 있는 유부남 B씨(32)와만남을 가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지난해 6월 B씨를 충북 괴산의 자택으로 불러 '헤어지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B씨가 “잘살아 보겠다.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답하자, A씨는 B씨의 얼굴 부위와 다리를 수차례 때렸다. 이후 자신의 집 창고에 B씨를 데려가 나무의자 등으로 재차 폭행했다.
 
같은 날 오후 A씨는 자신의 딸 집을 찾아갔다가 이미 딸이 B씨와 동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화가 난A씨는 다시 B씨를 찾아가 양손과 발을 결박한 뒤, 차 트렁크에 감금해 버렸다.
 
A씨는 이후 B씨를 조수석에 태워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뒤 직접 판 구덩이에 B씨를 눕혔다. 이 과정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B씨의 가슴과 하반신에 흙을 뿌리며 “딸의 인생을 망치게 했다. 20년간 매달 200만원씩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뇌진탕과 찰과상 등 21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의 범행 정도는 매우 중하지만, 범행을 인정하는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